[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자유무역협정(FTA)가 타결됐다. 양국이 FTA를 위해 2009년 5월에 첫 공식협상을 시작한 지 5년 5개월 만이다.
정부는 뉴질랜드가 5년 내에 주요 공산품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며 자동차부품과 세탁기, 냉장고, 건설 중장비, 타이어, 철강제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존 키(John Key) 뉴질랜드 총리가 한-뉴 FTA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교역규모는 28억8600만달러로, 수출은 14억9100만달러, 수입은 13억9500만달러다. 우리나라와 뉴질랜드의 교역은 매년 증가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와 뉴질랜드는 지난 10월 9차 협상에서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접근을 이뤘으며 G20 정상회의를 통해 FTA 타결을 선언했다"며 "최근 중국과 FTA를 맺는 등 세계 주요국과 FTA를 타결해 우리의 경제영토를 73.45%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산업부가 이날 공개한 한-뉴 FTA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상품분야에서 뉴질랜드는 7년 이내에 모든 품목을, 우리나라는 15년 이내에 대다수 품목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뉴질랜드는 수입액의 92%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FTA 발효 후 즉시 철폐하고, 96.5%는 3년 안에, 97.6%는 5년 안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앨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수입액의 48.3%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FTA 발효 후 즉시 철폐하고, 61.8%는 5년 안에, 78.3%는 10년 안에, 96.4%는 15년 내에 철폐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주요 수출품인 타이어(관세율 5%~12.5%)와 세탁기(5%)의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냉장고(5%)와 건설 중장비(5%), 자동차부품(5%)은 3년, 철강제품(5%)은 5년 안에 관세가 사라지는 등 주요 공산품과 중소기업의 뉴질랜드 수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뉴질랜드는 이미 승용차에는 무관세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의 수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농산물과 관련해서는 쌀과 천연 꿀, 사과·배 등 과실, 고추, 마늘 등 주요 민감품목(199개 품목)은 양허제외했다고 밝혔다. 또 쇠고기와 기타 민감 농산물은 관세철폐를 장기간 진행해 농산물 시장을 보호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서비스·투자분야에서는 양국이 기존에 맺은 FTA를 기초로 시장을 개방하되, 일부 민감한 분야에서 개방수준을 조절하기로 했다.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는 뉴질랜드의 국내 사전투자심사 기준금액을 5000만 뉴질랜드 달러로 상향했다.
그 밖에 원산지기준과 관련해서는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을 위한 역외가공지역위원회 설립에 합의했고, 워킹홀리데이 쿼터 확대와 조건완화, 일시고용입국 및 농축수산업 훈련비자를 도입해 우리 인력의 뉴질랜드 진출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뉴질랜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4만달러를 넘는 높은 구매력을 가졌고 기계류와 자동차, 전기제품 등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한다"며 "우리나라와 뉴질랜드는 상호보완적인 무역구조를 갖고 있어 이번 FTA를 통해 양국 간 무역과 투자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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