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겨울시즌 매출 회복을 노렸던 패션업체들이 단체로 비상사태를 맞았다. 연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매출 비중이 큰 아우터 판매율이 뚝 떨어지자 낙담을 넘어 위기감 마저 느끼고 있다.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해 수준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진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상반기 부진 만회를 벼르고 있던 업체들로서는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아웃도어 업체들이 이례적으로 신상품에 대해 지난달부터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면서 다른 업체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겨울 아우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아웃도어가 선제적으로 가격 할인책으로 고객을 유인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라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매출도 안 나오는 마당에 가격까지 내리니 팔아도 남는게 없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어덜트 캐주얼이나 여성, 남성복 업체들도 하나 둘 씩 아웃도어의 반격에 함께 가격을 내리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무려 30% 넘게 감소했다"며 "이달 중순부터 할인판매에 동참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매출 상승효과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통상적으로 11월은 정상가 판매율이 가장 높은 시기 중 하나지만 할인을 해도 손님이 없어 걱정"이라며 "올해 겨울엔 큰 추위가 없을거라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남은 기간 얼마나 매출 상승을 끌어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언급했다.
현재 업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파격적인 가격 낮추기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고객몰이에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월상품 할인행사를 예년보다 2~3달 가량이나 앞당겨 실시한 탓에 선구매가 이뤄져 신상품 판매율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때문에 마진만 줄어들고 매출은 오르지 않는 악순환의 고리만 만들어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야말로 업체들은 겨울시즌 정책 실패의 참담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부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음달을 겨울 신상품 판매 마지노선으로 보고 반값 할인전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도어의 몰락'이라는 말 까지 나올정도로 업계 분위기는 상당히 삼각하다.
업계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 해외직구, 이월상품 선판매 등 겨울시즌 초반 성적 부진에는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겨울시즌 중후반으로 가면서 할인율은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 마진율에 대한 기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날씨가 추워지면서 판매율이라도 회복 돼 재고율을 최소화 하자는 것이 현재 목표"라고 덧붙였다.
◇따뜻한 날씨에 매출이 부진하자 겨울시즌 초반부터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고 있지만 고객몰이 효과가 미미해 업체들이 난감해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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