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빠진 주식시장 발전방안.."효과 반감"
실망 역력 금융투자업계, "대체로 아쉽다"
2014-11-27 12:03:05 2014-11-27 14:20:54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정부가 고민은 많이 한 것 같긴 한데 임팩트가 없어요."
 
금융투자업계가 정부의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침체에 빠진 주식시장을 살리겠다며 야심차게 내놓은 방안이 치밀한 검토 없이 밀어붙인 탓에 정책 효과가 반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업계 고위 관계자는 "각론에만 치중한 나열식 아이디어가 많아 구체적으로 어떤 시너지를 통해 주식시장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지 검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세제혜택과 같은 유인책이 없어 사실상 알맹이 빠진 대책과 다름 없다는 얘기다.
 
◇"수요측면 긍정적" vs. "업무 부담만 가중"
 
전날 금융위원회는 한국판 다우지수(KTOP30), 사적 연기금의 투자풀 설립, 코스닥 개별종목의 선물·옵션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내놨다. 우정사업본부 주식투자 한도 상향, 가격제한폭 종가 대비 ±30%로 확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10% 룰 개선 등을 포함한다.
 
얼핏 긍정 일색이다. 코스피·코스닥 종목 중 국내 경제와 산업구조를 대표하는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한국판 다우지수개발 계획은 고무적이기까지 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우상향하는 종목들로 구성된 다우지수로 시장이 계속 좋아보이는 효과를 보임으로써 자금 유입은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식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당초 업계가 요구해온 거래세 감면과 배당주펀드 세제혜택 확대 등 세수와 관련된 방안이 빠지면서 시장 전반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라는 미명하에 지나치게 금융회사의 공시 요건만 강조하게 되면 업무 부담만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곤혹스럽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증권가 "단기 효과 거의 없어"..증권株 일제히 우수수
 
국내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날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주식시장 발전방안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대했던 세제 혜택(배당펀드)과 우정사업본부 프로그램 매매 관련 거래 활성화 방안이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주식시장 수요를 개선시키기에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를 모았던 증권거래세 감면, 배당펀드 세제혜택, 소장펀드 가입기준 완화 등은 포함되지 않았고 가격제한폭 확대로 인한 시장의 변동성 증가가 거래대금 추이에 미칠 영향도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기대했던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세 감면 등 세제혜택이 포함되지 않아 단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고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나마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들도 있지만 유가증권투자한도 확대의 경우 자본 및 건전성에 대한 현행 규제 방향과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지점이 많아 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했다.
 
증권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책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11시34분 현재 대우증권(006800)(-7.69%)은 전날보다 900원(-7.96%) 내린 1만800원에 거래 중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전날보다 1000원(-7.97%) 내린 1만1550원을 기록 중이다.
 
교보증권(030610), NH농협증권(016420)도 각각 7.44%, 6.66% 급락 중이다. .대신증권(003540)(-2.49%), 동부증권(016610)(-2.68%), 메리츠종금증권(008560)(-4.8%), 미래에셋증권(037620)(-3.91%), 삼성증권(016360)(-4.25%), SK증권(001510)(-4.07%), 유안타증권(003470)(-3.59%), 유진투자증권(001200)(-2.87%), 키움증권(039490)(-1.96%), 한화투자증권(003530)(-2.8%), HMC투자증권(001500)(-3.4%), 현대증권(-5.24%) 등이 모두 낙폭을 키우고 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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