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김영진 이사회 의장 등 사외이사들이 확대경영전략회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 직후 고승의 사외이사는 즉각 사퇴를 표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KB금융(105560)지주의 이사진이 전면 교체된다. 이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최소 인원만을 남겨두고 오는 12일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어윤대 전 회장 때부터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이사진들이 물갈이 되면서 윤종규 현 회장의 '친정체제'도 구축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윤 회장의 취임과 함께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물러난 데 이어 지난 5일 이사회 확대경영전략회의 직후 고승의 사외이사가 사퇴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 1명(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9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다. 최근까지 2명이 사퇴하면서 사외이사는 7명으로 줄었다.
KB금융 이사회사무국은 "일부 이사들도 오는 12일 임시 이사회 종료 후 사퇴할 의사를 비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중에 한 번 이상 연임했던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더 이상 연임 없이 사퇴할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3명까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으려면 사외이사가 최소 4명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를 선출하기 위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인 윤 회장과 사외이사 4명, 감사위원회은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한 사외이사는 "거취를 놓고 이사진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제는 입장이 추려졌다"고만 말했다.
사외이사 모범규준에 따르면 KB금융 등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임기는 최초 선임시 임기 2년, 연임 1년씩을 포함해 총 5년으로 재임기간 상한이 정해져 있다.
자진 사퇴한 이경재·고승의 이사를 제외하고 김영진·이종천·황건호·김영과 이사가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지난해 선임된 김영과 이사를 제외하고 모두 3년 이상을 채웠다. KB금융의 사외이사 평균 재임기간은 3.1년이다.
사외이사로 이뤄진 이사진이 대폭 교체되면 전임자의 색채를 지우는 동시에 윤종규 회장의 친정체제가 본격 구축될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는 사외이사의 출신직업이 교수와 연구직에 과도하게 몰려있다"며 "현장 경험이 많은 출신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추측했다.
자리에서 물러난 이경재·고승의 등 상당수 이사들은 어윤대 전 회장부터 함께 했으며, 임영록 전 회장의 퇴임을 반대하면서 당국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동안 KB금융 사외이사에 대한 평가는 극으로 갈렸다. 보험업 불황을 이유로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보험사 인수를 무산시키면서 '할 말은 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보신주의에 빠져있다는 지적도 받았다. KB사태 등을 거치면서 내분 수습에 헛점을 보이기도 했다.
이사회 교체는 KB금융의
LIG손해보험(002550) 인수 향배도 가를 전망이다. 사외이사 거취를 둘러싼 금융당국과의 신경전이 잘 수습될 경우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LIG손보 자회사 편입이 승인될 전망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미 LIG손보에서는 내년도 달력에 'KB손해보험' 사명을 찍은 것으로 안다"며 "윤 회장의 바람대로 해를 넘기기 전에 손보사 인수가 잘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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