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밥솥으로 시작된 한류 바람을 타고 13억 인구 잡기에 돌입했다. 기본적으로 국내보다 한층 큰 규모의 중국 시장이 매력적인 데다, 향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중국시장 문턱이 낮아질 것이란 계산에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044340)는 중국의 생활인테리어 가구·가전 전문업체와 공동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위닉스는 이번 MOU를 통해 기존 OEM을 통한 제품 수출에서 벗어나 중국 내에서 자체 브랜드로 주력인 공기청정기를 비롯해 정수기 등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윤혁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전체 매출액의 10% 이상을 중국 수출로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청정기 시장은 심각한 스모그로 급성장하고 있고, 올해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정수기 판매량도 중국 내에서 매년 평균 35% 고속 성장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제습기에 치우친 편향적인 사업구조 탓에 올 3분기 106억원 규모의 적자을 낸 위닉스로서는 수출을 통한 매출 다변화와 계절성이 강한 제품들이 서로 보완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스기 전문기업 휴롬도 지난 2012년 중국법인 설립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휴롬복합매장을 여는 등 중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40%까지 확대됐으며, 지난달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곤절(光棍節) 행사에서 한국 주방가전 부문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도 가시화되고 있다.
생활가전 업계는 전기밥솥으로 시작된 한국 생활가전에 대한 열풍이 다른 생활가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중국시장은 쿠쿠전자가 지난 2003년 진출한 이후 올해는 3분기까지 400억원의 누적매출을 달성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4% 증가한 수치다. 중국 전역의 800여개 매장에 입점해 있고, 쿠쿠브랜드숍도 11호점까지 오픈했다.
쿠쿠전자와 함께 밥솥 시장을 이끌고 있는 리홈쿠첸도 중국 내 206개 총판 매장에 입점했고, 중국의 국영면세점에 진출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으로 대륙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활가전 업계가 이처럼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것은 국내보다 26배가량 많은 인구수와 함게 포화된 국내 시장보다 성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중국 시장연구기관 CMM이 발표한 가전제품시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전제품 연간 시장규모는 1조38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한중 FTA로 문턱이 낮아진 점도 중국 시장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5~10년 이내에 점진적으로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15%까지 관세 인하가 진행된다. 향후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생겨 소비자와 접점이 넓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생활가전의 교체 주기가 늘어나고 있고, 일부 품목들은 시장포화로 정체기를 보이고 있어 중국 시장에 대한 공략은 한층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저가 위주의 가격경쟁력이 아닌 브랜드파워와 한류를 활용해 중국 제품들과 차별화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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