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통합진보당, 해산 말고는 대안 없는 정당"
"세금으로 보조금 받으면서 민주적 기본질서 파괴"
"비례의 원칙 적용..해산 시키는 것이 공익 위한 길"
2014-12-19 14:51:23 2014-12-19 14:51:23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헌법재판소가 19일 통합진보당에 정당해산을 결정한 이유는 진보당의 위험성을 제거할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진보당을 해산하지 않아 발생할 위험성을 시급히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진보당의 뿌리를 아예 뽑아내는 것만이 답이라고 봤다.
 
이러한 판단은 '비례의 원칙'에 기초했다. 진보당 해산으로 발생할 이익과 불이익을 따져보니, 이익이 더 크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으로 우리가 입을 불이익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진보당을 해산시키면 정당정치의 자유를 제약하게 되고, 민주주의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헌재도 헌법에서 정한 "정당해산 심판제도가 야당 탄압 등의 수단으로 남용되지 않도록 매우 엄격하고 제한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데 이의는 없다. 
 
재판관 9인 가운데 김이수 재판관은 이런 이유에서 진보당 해산을 반대했다. 김 재판관은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보호해야 할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특히 소수자의 정치적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보당 측도 재판과정에서 비례의 원칙을 최후의 보루로 밀었다. 진보당 변호인단은 "당을 해산하지 않아도 형사처벌이나 행정적 제재로 대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관 8인은 "진보당 주도세력은 언제든 그들의 위헌적 목적을 정당의 정책으로 내걸어 곧바로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당원 개개인을 형사처벌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어 "합법정당을 가장해 국민의 세금으로 상당한 액수의 정당보조금을 받아 활동하면서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하려는 진보당의 위험성을 제거하려면 정당해산결정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재판관 8인은 "정당해산결정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부득이한 해법으로서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정원 헌재 선임부장연구관은 "비례의 원칙에 따라 공익이 더 우선하면 진보당을 해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이 사건에 비례원칙이 필요한지는 논의가 가능한 부분이지만, 헌재는 비례의 원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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