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日증시 외면..아베노믹스 신뢰 잃었다
日증시, 올해 외국인 순매수 규모 94% '뚝'..금융위기 이후 최저
2014-12-30 15:11:28 2014-12-30 15:11:28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한 탓이다.
 
29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올해 일본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는 8980억엔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94% 급감한 것으로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이는 또 작년 4월 한달 간 유입된 금액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기도 하다.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외국인들이 일본 주식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0월 말 일본은행(BOJ)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발표되기 전까지 외국인들은 순매도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 4월 아베 내각의 소비세 인상 결정이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테츠오 스시모 세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아베노믹스의 3번째 화살(성장 전략)이 구체화되기 전부터 일본 경제는 소비세 인상 탓에 완전히 정체됐다"며 "이제 더 이상 강한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입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세라 아야코 스미토모미쓰이신탁 스트래지스트도 "경제 성장세가 통화완화책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외국인들이 관심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지난해 50% 넘게 급등한 일본 증시의 랠리 흐름은 주춤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토픽스 지수는 9.4% 가량 올랐지만, 달러 환산 시에는 오히려 4.3%의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225 지수 차트.(자료=야후파이낸스)
 
카트리나 램 MV파이낸셜 투자 전략리서치 부문 대표는 "일본 증시는 글로벌 리더로서의 지위를 잃었다"며 "지위를 다시 찾으려면 큰 변화가 있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연금 펀드 등을 활용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증시의 유동성을 채우기 시작했다. 세계최대 연금펀드인 일본공적연금(GPIF)은 자국 주식 투자 규모를 두 배 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GPIF가 9조8000억엔에 달하는 일본 주식을 추가 매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에노 타츠시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만일 일본 주식 시장이 완만한 상승세로 내년을 시작한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베노믹스를 처음 시작했을때 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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