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유가 하락에도 운임은 그대로..소비자만 봉?
유가하락, 항공사는 30% 소비자는 단 4%만 체감
2015-01-13 19:11:57 2015-01-13 19:11:57
[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큰폭의 유가 하락에도 기본운임을 인하할 계획이 없어, 소비자를 우롱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편에서는 유류할증료 제도가 급변하는 기름값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업체들이 배짱 영업을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비 절감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대한항공(003490)의 연료유류비는 1조489억원으로 지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6.9% 줄었다. 연료소모량은 839만배럴로 4.6% 늘었지만, 연료 평균단가가 2.5% 감소하고 연료효율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연료유류비도 5114억원으로 지난 2013년 같은 기간보다 7.3% 절감했다. 연료 평균단가가 배럴당 약 124달러로 2.1% 줄었다.
 
이후 국제유가는 더욱 떨어져 12일(현지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4.39% 하락한 46.27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유가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45.6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1월28일 두바이유의 가격은 69.09달러였다.
 
두 달새 20달러가 넘는 금액이 떨어졌지만, 운임에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 A380, B747-8F 등 기존 항공기보다 연비효율이 높은 최신기종 도입으로 연료비를 더욱 절감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지금 같은 기조라면 항공사들의 영업이익 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기본 항공운임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는 유동적인 부분이 있어서 항공운임과 관련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총액운임 중 유류할증료가 유가 등락의 손해나 이익을 반영한다"며 "유가가 전체의 30%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인건비, 조업비 등이 모두 상승해 기본운임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항변했다.
 
항공사들이 기본운임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여객에 쏠려 있는 매출구조에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총 매출의 63.3%가 국제·국내여객이다. 아시아나항공도 69.8%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운임 인하는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
 
◇유류할증료 제도 개선도 시급
 
이와 함께 유가가 급등했을 때 업계 손실을 덜기 위해 도입된 유류할증료가 실제 유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운임외 유류할증료가 실시간으로 유가를 반영해서 탄력적인 부분을 보조하고 있다"며 "다만 유가하락 정도가 소비자가 실제 체감하는 정도와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14일 편도 인천~런던 총액운임(유류할증료, 공항이용료 등 포함)은 157만9400원이다.이중 유류할증료는 6만1400원으로 4%에 불과하다. 국내항공사의 경우 유가하락에 따른 영향은 30% 안팎으로 영향을 받게 되지만, 소비자는 단 4%만 체감하게 된다는 말이다.
 
여객운임 유류할증료와 화물운임 유류할증료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1월 화물 유류할증료의 경우 장거리 기준 1kg당 300원으로 전달보다 약 47% 감소한데 반해, 같은 기간 여객운임은 전달보다 35~36% 줄었다.
 
유류할증료는 보통 전월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 항공유(MOPS)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1월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09.2센트로 전달 236.5센트보다 11.5% 줄었다.
 
보통 유류할증료는 갤런당 150센트가 넘을 때 부과되며, 10센트 단위로 총 33단계로 나뉜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6개월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유류할증료가 한 때 면제된 사례가 있다.
 
1월 유류할증료는 작년 12월 보다 3단계 하락한 6단계로, 미주 노선 기준 58달러로 지난달 보다 36% 감소했다. 동남아와 중국·동북아는 각각 22달러, 17달러를 기록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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