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신규입단 선수 기자회견에서 조범현 감독과 선수들이 싸인볼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의 국내 프로야구에는 많은 변화가 나타난다. 그중 144경기 체제와 KT위즈의 1군 입성이다.
KT는 1군 진입 첫 해부터 144경기의 열전을 할 입장이다. 신생 팀으로서 아직 주전들의 정해진 역할도 확정짓지 못한 KT에게는 올해 144경기 체제가 어렵다.
상당수 야구 전문가는 144경기 체제에서는 선발투수와 백업선수를 강화해야 한다고 흔히들 말한다. 마운드를 든든히 맡을 선발투수와 오랜 일정을 소화하는 데에 핵심인 만일을 위한 백업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 때문에 특별지명과 FA(자유계약선수)의 영입에 다른 팀보다 한명 더 많은 외국인 선수 영입을 이뤘지만 아직 KT에겐 선수 자원이 다소 부족하단 평가가 많이 들린다. 새 영입선수 외에 팀내 기존 선수들은 큰 경기는 커녕 1군 경기 경험도 전무한 선수가 다수다.
지난 시즌에 퓨처스(2군)리그서 체력을 다진 KT에겐 좋은 원석이 많고 올해 멋진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이는 선수들도 적잖다. 투수 박세웅(20)과 타자 김사연(27)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올해 KT의 빛이 되고 앞으로 KT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
◇16일 박세웅이 소속팀인 KT위즈의 2015 스프링캠프를 출발하고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퓨처스리그 다승왕 출신' 박세웅, 올해 KT 선발 후보 중 유력
조범현 KT 감독은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서 열린 올해 시무식을 마친 후 이날 시무식을 취재한 취재진과 만나 "(예년보다) 경기수가 많기 때문에 6선발을 고려하고 있다"고 팀 선발진 운용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일단 KT의 확실한 선발 투수는 앤디 시스코(32)와 크리스 옥스프링(37), 필 어윈(28) 등 외국인 3명이다. FA로 새로 KT의 일원이 된 김사율(35)은 선발과 계투 그리고 마무리까지 모두 경험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KT에선 선발 역할로 마운드에 오르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머지 국내 투수진은 모두 선발 경쟁을 하는 '후보군'이다. 이적생 이성민(24·전 NC)과 윤근영(28·전 한화), 지난해 퓨처스리그 다승왕 박세웅, 재활중인 좌완 심재민(20)과 우완 유희운(19), 올해 신인인 우완 주권(19) 등이 모두 선발을 놓고 다툴 것이라고 예상된다.
박세웅은 이들 후보군 중 유력한 선발 후보자다.
박세웅은 KT위즈 2014년도 1차지명 선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팀의 첫 지명 선수는 아니다.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선발된 심재민과 유희운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세웅은 앞선 우선지명 두 선수들과 달리 부상이 없어 조기에 기회를 얻었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살렸다.
결국 박세웅이 지난 시즌에 기록한 성적은 '9승(3패), 123탈삼진, 평균자책점 4.12'. 퓨처스리그 성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폄하할 수도 있지만 신인 선수의 성적치고는 상당히 빼어났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다승왕에 기록되면서 잇따라 각종 상을 받은 것은 당연했다.
박세웅에게 성적 외에도 눈여겨볼만한 사실은 바로 꾸준함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전혀 건너뛴 적이 없고 그 결과 팀의 투수진 중 최다이닝(118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달리 박세웅이 올해 맞닥뜨릴 환경은 매우 다르다. 퓨처스리그가 아닌 1군인데다 작년 1군리그에 비해 경기수도 늘어났다. 박세웅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다.
박세웅은 지난 16일 전지훈련 출국 직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퓨처스리그를 하며 보완할 점도 느꼈지만 체력 중요성을 함께 깨달았다"면서 "올해 144경기를 하는 만큼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이번에 예정된 훈련 프로그램을 모두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박세웅에게 (올해 1군무대에 올라) "바로 던질 수 있을만한 몸 상태를 만들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치진의 기대 또한 많은 상황이다.
"비활동기간 중 열심히 훈련했다. 성과를 보여주고 싶다"는 말과 함께 올해 팀의 첫 공식일정을 시작한 박세웅.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고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당당히 우뚝 설지 지켜볼 일이다.
◇2015시즌 KT위즈의 수비 포지션별 후보 및 해당 선수 연봉. (정리=이준혁 기자)
◇'퓨처스리그 홈런왕 출신' 김사연, KT에서 희망을 쏘다
KT는 지난 시즌 이후 특별지명과 FA의 영입 등의 여러 형태로 전력의 두께를 더했다. 영입한 선수들을 수비 포지션에 맞춰서 대입하면 올해 야수 주전선수 명단의 윤곽이 잡힌다.
신생팀인 KT가 퓨처스리그에서 뛰던 지난해의 KT에서 활약한 선수 상당수는 올해 주전 명단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특별지명 또는 FA 등의 여러가지 영입 루트를 통해 마법사가 된 선수들의 야구 기량이 낫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당시의 NC도 비슷한 사례를 겪은 바 있다.
그래도 어떤 형태로든 올해 주전으로 남을 것으로 보이는 선수도 적잖다. 2013년 시즌 이후 진행된 2차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와서 지난해 중견수로 멋진 모습을 보인 김사연이 그렇다.
김사연은 KT가 세 번째 구단이다. 2007년 신고선수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방출을 당했고 군 문제를 해결한 후 넥센에 입단했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2차드래프트로 팀을 옮겼다는 것은 이전 소속팀이 그를 '주전 20인 선수'로 생각하지 않았단 의미와 다름없다. 김사연은 절박한 입장에 서서 신생 팀 KT와 함께 지난해 시즌을 시작했다.
김사연은 정말 마지막일지도 모를 기회를 잘 잡았다. 팀의 톱타자로서 그의 입지를 굳히더니 출전 기회를 계속 얻어내자 기록을 쏟아냈다. 그가 지난해 써낸 기록은 퓨처스리그 북부리그의 홈런(23), 도루(37), 득점(94), 장타율(0.674), 안타(125) 1위에 타점(72), 타율(0.371) 2위다.
지난해 김사연이 책임진 중견수는 2차 드래프트로 KIA 타이거즈에서 KT로 옮긴 이대형(31)이 차지할 가능성이 적잖다. 이대형은 비록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1군 골든글러브 후보에까지 등재됐을 정도로 기량이 빼어나다. 김사연이 상대해내기에는 기량차가 너무 크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은 올해 김사연에 대한 기대도 적잖다. 조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의 대화를 통해 "이대형을 주축으로 활용할 생각"이라면서도 "타격은 김사연의 성적이 나았다"고 말한 바 있다.
김사연을 이대형의 '백업'으로만 쓰기엔 타격이 아깝다. 이제 스프링캠프 초기인 상황이기에 최종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김사연은 어떻게든 중용될 확률이 적잖다. 상대적으로 외야수 내에서 포지션 변경은 어렵잖기에 좌·우익수로 옮길 수도 있고, 지명타자 가능성도 있다.
'완전 신인'인 박세웅과 다른 형태로 마법사가 됐지만 김사연도 KT의 '첫 해'를 함께 한 팀의 창단멤버라는 점은 같다. 김사연이 이제 더는 다른 구단으로 옮기지 않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잡으며 많은 팬의 환호를 받게 될까. 1군에서 펼쳐지는 올해 김사연의 활약도 야구 팬들이 눈여겨볼 만한 관심사다.
◇김사연이 2014년 12월2일 오후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퓨처스 타자상을 수상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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