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 쏠리드 대표, 이규대 메디컬드림 대표, 이용성 원익투자파트너스 대표,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장, 이영 여성벤처협회장.(사진=각 사 및 협회)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중소기업과 벤처 관련 협회의 수장 모시기가 각양각색이다. 과도한 업무로 고사하는 적임자가 있는가 하면,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비방전으로 얼룩지기도 한다. 어렵게 모신 수장이 각종 비난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이래저래 '곤혹'이다.
벤처기업협회는 27일 올해 첫 이사회를 통해 정준 쏠리드 대표를 차기 협회장으로 만장일치 추천하면서 후임 수장 인선에 대한 작업을 사실상 마무리 했다. 정 대표가 이를 수락함에 따라, 그는 다음달 25일 개최되는 정기 총회를 통해 11대 회장으로 최종 선출된다.
선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우선 다음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남민우 회장의 후임 협회장에 적합한 인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업무 과중에 대한 부담으로 거절하는 경우도 있었다. 벤처협회 관계자는 "비상근직이긴 하지만 업무와 책임감이 적잖은 만큼 정중히 고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솔직히 모시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벤처협회장의 경우 현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인 벤처 활성화에 부합해 업계를 대변하는 자리인 만큼 적임자 찾기가 쉽지 않다. 순탄치 않은 벤처 생태계 부흥의 부담을 안은 만큼 오랜 경력과 정통성이 필요하다.
남 회장의 경우 제1기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한국네트워크 산업회장,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을 거쳤다. 현 다산네트웍스 대표이사인 동시에 한국네트워크 산업협회장을 역임 중인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노비즈협회도 이규대 메디칼 드림대표를 신임 회장으로 낙점했다. 현 수석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차기 협회장 자리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달 12일 신임 회장으로 추대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수장 결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협회도 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30여개의 이사사 중 부회장 8개사가 존재한다. 수석 부회장 제도 운영을 통해 현 수석 부회장이 차기 회장을 역임하는 수순이 일반적이다.
별도 경선 없이 이사들의 추대로 이사사 동의 하에 선출되는 데다 회원사 수가 적어 원활하게 후임자가 결정되는 편이다. 차기 협회장은 이용성 원익투자파트너스 대표이사(현 수석 부회장)로 다음달 12일 이사회를 통한 최종 결정이 남아있지만 확정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엔젤투자협회 역시 지난 2012년 9월 정식 개소 당시 중기청에서 취임된 1대 고영하 회장의 임기(3년)가 여유 있게 남아있어 아직은 고민이 덜한 상태다. 협회 차기 회장은 정관에 따라 이사회 정기총회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반면 차기 수장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여성벤처협회는 지난 20일 회장 선출을 위한 3인의 경선을 뚫고 이영 테르텐 대표가 승리했다. 최근 8년 동안 단독 추대로 회장을 선임했던 것과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여성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여성 경제인들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협회 수장 자리를 위한 경쟁도 심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중앙회장 선거는 유례없는 7인의 예비 후보로 인해 과열 양상이다. '중소기업 대통령'이라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만큼 본격적인 선거전을 앞두고 후보 간 비방전이나 선거 방식 공정성에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예비 후보 1명이 중도 사태하는 등 잡음도 끊이질 않았다.
중기중앙회장 예비후보들은 다음달 6일부터 이틀간 최종 후보 등록을 마친 후 20일간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 27일 선거를 통해 최종적으로 회장이 선출된다.
한편 어렵게 모신 수장이 고초를 겪는 사례도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4월 유장희 위원장의 임기 종료 후 후임이 결정되지 않아 한동안 유 위원장이 직무를 지속하는 비정상적 사태를 겪었다. 초대 위원장인 정운찬 전 총리의 무게감을 이기기 힘든 데다 적합업종 선정을 둘러싼 대·중소기업 간 난투도 부담이다.
지난해 8월 안충영 중앙대 석좌교수가 3대 위원장 자리에 앉으며 겨우 수장 모시기에 성공했지만 그 방식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3대 위원장부터 선임 방식으로 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경련 단수추천 방식이 적용되면서 사실상 추대와 다름없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
게다가 안 위원장은 적합업종 재지정이라는 중소기업계 최대 숙원 과제를 안고 취임했지만 취임과 동시에 법제화를 포기한 데다 지난해 안에 마무리 짓겠다던 적합업종 재지정 역시 제자리에서 한치 앞도 진전하지 못하면서 격한 비판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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