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중국도 글로벌 환율전쟁에 뛰어든다.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막기 위해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위해 ▲현행 ±2%인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방안과 ▲위안화 고시환율 자체를 조정하는 방안 등 두가지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반기 기존 ±1%인 위안화 고시환율을 두배 늘린 바 있어 이번에는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환 정책은 자본유출입 중에서도 자본유출 단속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환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자본수지 적자는 912억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1998년 4분기 이후 최대치로 늘었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선다면 중국에 유입된 자본이 다시 빠져나갈 때 드는 비용이 커지게 된다. 핫머니로 인한 자금유출입의 변동성 확대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인민은행이 버블 우려에 위안화 절하를 망설이고 있는 사이 유럽과 싱가포르, 호주 등이 잇따라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어 더 이상 머뭇거리기는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1조1400억유로 규모의 국채매입을 발표했고, 호주는 이날 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2.25%로 조정했다.
웨스트팩은행은 교역가중치를 적용해서 본다면 위안화의 명목환율은 지난달 30일 기준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로화 대비 위안화 가치는 13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마이클 에브리 홍콩 라보뱅크 아시아태평양 금융시장 연구 대표는 "수출이 과거만큼 중국 경제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아닐지라도 여전히 막대한 교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환율 전쟁에서 뒷짐지고 있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통화가치가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떨어진다면 금융시장의 혼란을 가져오고 자본유출을 가속화 할 수 있다"며 "중국 정부는 외환과 관련해 시장의 역할을 조금씩 늘려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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