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실적부진 불구 라면가격 인상 어려워..'진퇴양난'
2015-02-12 08:46:56 2015-02-12 08:46:56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내 라면 시장이 축소되면서 업계 1위인 농심(004370)도 부진한 실적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심이 올해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3년 넘게 제자리인 라면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원가 상승 등 가격 인상의 요인이 없어 농심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인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35억을 기록, 전년대비 20.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417억원, 당기순이익은 64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2%, 25.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농심은 라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줄었고, 광고선전비, 견본비 등 판매관리비의 상승이 영업이익 하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농심은 지난해 라면 시장에서 누적 점유율 62.4%를 달성했지만, 전체 라면 매출은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면의 성수기인 4분기에도 매출액 5210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5.7%, 51.7% 줄어든 수치다.
 
전문가들은 국내 라면 시장의 규모 감소를 농심 실적 악영향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식품유통연감에 따르면 라면 시장 규모는 2012년 1조9800억원에서 2013년 2조100억원을 달성했지만, 2014년에는 다시 1조9700억원으로 하락했다.
 
농심의 경우 지난해 스낵 매출이 4% 정도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수미칩 머스타드 등 신제품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 매출의 70%가 넘는 라면의 침체는 전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스낵 신제품 판매 호조로 올해 수익에 기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라면 점유율이 반등하거나 가격 인상이 없다면 영업이익의 의미 있는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라면이 대표적인 소비자 밀접 품목 중 하나인 데다 원가 상승의 요인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
  
농심이 전체 라면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을 올린 것은 지난 2011년 11월이 마지막으로, 지난해 초 스낵류와 즉석밥, 웰치주스 등에 평균 7.5% 인상된 가격을 적용했을 때도 라면은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과자, 우유, 빵, 아이스크림 등의 식품 가격이 잇따라 올랐지만, 삼양식품(003230)이 일부 제품 가격을 11~18% 올린 것 외에 라면은 인상 대열에 합류하지 못했다.
 
현재 농심은 라면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는 소맥과 팜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소맥의 가격은 176USD/MT로 2013년 222USD/MT보다 낮아졌고, 팜유 가격 역시 710USD/MT로 전년의 810USD/MT보다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면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면발 중심의 트렌드를 선점해 시장을 공략하고, 신시장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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