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극심한 전세난이 중대형 아파트에까지 번지고 있다.
16일 KB부동산 알리지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5.82%로 규모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대형~대형 전셋값 상승률도 5.31%를 나타내며 소형~중형 전셋값 상승률 4.61%를 넘어섰다. 서울은 중대형~대형 전셋값 상승률 4.7%, 소형~중형 전셋값 상승률은 4.03%로 집계됐고, 경기도는 각각 5.82%, 4.71%를 기록했다.
통상 중소형 주택은 관리비 등 주거비 부담이 적어 중대형에 비해 인기가 높았다. 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매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매매가격에 육박한 전세 물건이 적지 않은데다, 그 마저도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중소형 주택 품귀 현상이 지속되자 중대형 전세 물건까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과거에는 관리비 등 주거비 부담의 차이로 중소형과 중대형의 수요가 달랐지만,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중소형 전셋값이 폭등하고 물건도 귀해졌기 때문에 중대형과의 가격 격차가 줄어든 것이 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에 따라서는 전용면적 85㎡와 85㎡ 초과 전세 시세가 5000만원도 차이나지 않는데다, 중소형 물건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중대형으로 빠져나갔던 수요가 점점 늘면서 중대형 전세 물건 또한 부족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나 대단지에서도 중대형 전세난은 예외 없이 나타나고 있다. 가격 부담이 높건, 물량이 많건 전세 쏠림 현상은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 전용면적 130㎡ 전세는 지난해 5월 대비 1억 원 이상 오른 9억5000만원으로 시세가 상향조정됐다. 같은 단지 같은 면적에서 가장 비싸게 나온 매매시세가 11억3000만원 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가율이 최소 84% 이상인데다, 일부 급매물의 경우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낮은 물건도 있다.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상떼뷰리젠시 전용 144㎡ 전세 시세는 1년 전 대비 1억 원 가량 오른 7억~7억3000만 원 선이다. 매매시세는 7억5000만~8억2000만원으로, 전셋값이 매매가격에 육박한다.
1990가구의 대단지인 경기 용인 수지구 신봉동 신봉마을LG자이1차 전용 133㎡는 최근 3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매매는 4억9000만원이 거래가 이뤄져 전세가율 70%를 웃돌았다. 1511가구 규모의 서울 성동구 래미안옥수리버젠 전용 113㎡ 또한 매매 시세가 10억 원부터 시작하는 반면, 전세는 8억5000만원 수준이어서 전세가율이 최고 85%에 달하는 형국이다.
조은상 팀장은 "금융위기 이후 집값 하락폭이 가장 컸던 주택 유형이 주상복합, 규모별로는 중대형 주택"이라며 "주택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집값 상승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전세 수요는 늘다보니 높은 전셋값을 부담하는 한이 있어도 집은 사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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