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자원외교 진상규명 모임', 이길구 前동서발전 사장 고발
자메이카전력공사 인수 과정서 800억대 손해 끼친 혐의
2015-02-23 10:47:37 2015-02-23 13:42:05
[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된 자원외교와 관련해 이길구(66) 전 동서발전 사장이 800억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고발당했다.
 
정의당과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MB자원외교 진상규명 국민모임'은 23일 한국발전산업노동조합과 함께 이 전 사장에 대해 지난 2011년 자메이카전력공사(JPS) 지분 인수 금액을 과다 지급한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제시하며 고발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국민모임과 한국발전노조는 "이 전 사장은 2011년 마루베니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메이카전력공사 지분 중 40%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해외사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며 "당시 인수 금액은 2억8500만 달러로, 이는 동서발전의 '해외사업 추진절차'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기준수익률을 산정한 후, 제마이카전력공사의 내부수익률과 비교해 지분 인수사업 추진여부를 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사업 경험상 내부수익률이 12~13%면 적당하다'는 이유로 기준수익률 산정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열린 'MB자서전 자원외교 관련 거짓말 규탄,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요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News1
 
이들은 "미래현금흐름 예측 시 수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전력판매성장률은 과거실적에 비해 높게,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송배전 손실률은 과거실적에 비해 낮게 조정했다"며 "사전에 마루베니상사와 합의한 가격에 내부수익률이 12~13%가 산정되도록 때려 맞추어 제대로 된 인수 가격 결정을 못하게 하고 엄청난 손해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감사 결과에서 자메아카전력공사의 내부수익률을 10.30%로 산정해 사업추진이 어려웠다는 결과를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감사원이 평가한 자메이카전력공사의 적정 지분가치는 2억886만 달러로, 감사원 평가에 따르면 인수 적정 금액 보다 동서발전이 7614만 달러(원화 약 846억 원) 더 지급한 것이다.
 
심지어 인수 추진 당시 동서발전 해외사업심의위원회조차 자메이카전력공사 지분 40%의 가치를 2억1000만 달러라고 문제제기를 했다. 그러나 이 의견은 무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모임과 발전노조는 동서발전이 자메이카전력공사 인수 이후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낮은 배당금을 받았다. 2013년 이후에는 배당금을 한 푼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발전노조의 자체 분석 손실액은 최소 251억에서 최대 1625억 원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동서발전에 천문학적인 손해를 끼친 이 전 사장은 형사 처벌을 받아야 한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진상규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자원외교 국정조사를 통해 혐의가 추가로 드러난 인사들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검찰 고발을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받은 후, 동서발전 측에 시정조치를 취할 것을 통보했다"며 "동서발전은 지난 9일 이 전 사장 등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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