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그리스가 국제 채권단의 요구 대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미납된 세금을 거둬들일 계획이나, 탈세가 관행처럼 퍼져있어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그리스 신정부가 경제 개혁의 일환으로 내건 탈세 방지 방안을 가장 이루기 어려운 목표로 지목했다.
국민들 사이에 형성된 세금 회피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작년 말까지 지난 10년간 미납된 세금 규모는 무려 760억유로에 달한다. 이는 그리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그리스 정부는 그중 파산 선언한 사람을 제외하면 그나마 90억유로 정도는 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법망을 피해 형성된 지하경제에도 수십억달러의 미납 세금이 존재하고 있으나, 받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지난 정부 때도 밀린 세금을 받아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리스의 세율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도 유독 담세율이 저조한 이유는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그리스인들은 자국 정부 관료들을 부패한 데다 효율적이지도 못하다고 생각한다. 어렵게 모은 돈을 세금으로 내봤자 정치인들의 배만 불리거나 헛투루 쓰일 것이란 의심이 팽배하다.
문제는 세수 확보가 안되면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제 채권단이 약속한 구제금융을 얻기 위해서는 그리스는 예산 삭감과 세수 확보를 병행해야 한다.
최근 지표를 놓고 보면 전망은 부정적이다. 지난 1월 동안 거둬들인 세금은 목표치인 45억유로에 23% 미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리스티데스 하치스 아테네 대학 교수는 "그리스인들은 세금을 도둑질로 여긴다"며 "다른 나라에선 당연히 감당해야 할 의무로 받아들이겠지만, 그리스에선 그런 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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