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나스닥, 15년만에 5천 돌파.."버블붕괴 재현 없다"
기술주 M&A·美경제 자신감이 증시 견인
2015-03-03 11:47:08 2015-03-03 11:47:08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나스닥지수가 15년 만에 5000선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다우존스 지수와 S&P500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뉴욕 증시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나스닥지수를 이끈 모멘텀은 기술주들의 잇따른 인수합병(M&A) 소식이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 역시 증시 촉매제로 작용했다. 
 
나스닥지수가 5000을 돌파하면서 일각에서는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엔 다르다"고 지적한다.

◇나스닥지수 15년 만에 5000선 재돌파 
 
◇나스닥지수 추이(자료=대신증권)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44.57포인트(0.9%) 오른 5008.10을 기록했다. 나스닥이 5000포인트 이상으로 마감한 것은 지난 2000년 3월10일 이후 무려 15만에 처음이다.
 
지난 2000년대에도 나스닥이 5000포인트 이상으로 마감한 것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9일과 10일 단 두 차례 뿐이었다. 
 
다우 지수도 155.93포인트(0.86%) 상승한 1만8288.63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고 S&P500지수 역시 12.89포인트(0.61%) 오른 2117.3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기술주들의 M&A 소식이 나스닥 증시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이날 휴렛패커드(HP)는 아루바네트워크를 2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HP가 지난 2011년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를 110억달러에 인수하려다 실패한 이후로 가장 큰 규모다.
 
또 전날에는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인 NXP 반도체가 프리스케일 반도체를 118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약 100억달러 이상 연매출의 대형 반도체 업체가 탄생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자신감 역시 증시를 끌어올렸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엇갈렸지만 투자자들은 그동안의 긍정적인 지표들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더그 코테 보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수석전략가 역시 "현재 나온 미국의 지표들은 대체로 좋은 편이고 시장은 이에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그동안 증시 불확실성을 키우던 그리스 사태가 잠잠해지고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 유로존 경기가 회복되는 낌새를 보이는 것 역시 증시 상승을 돕고 있다.
 
피더 카딜로 록웰글로벌캐피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금리 인하 소식과 유로존의 지표 개선 소식은 뉴욕 증시 상승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엔 다르다"..나스닥 거품론 vs 낙관론 
 
나스닥 지수가 고공행진을 지속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닷컴 버블이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 펀드 매니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나스닥 지수 상승은 일부 기술주의 과대평가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히며 우려감을 키웠다. 
 
특히 지난 2000년 나스닥 거품 붕괴로 이미 한번 뜨겁게 데여 본 투자자들은 더욱 신중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번은 다르다"며 낙관론을 내비치고 있다.
 
CNBC는 "이번에는 다르다는 말이 진절머리날 수도 있겠지만 나스닥 지수의 상승은 정말로 이번에는 다르다"라며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먼저 CNBC는 지난 2000년에 S&P500에 상장된 기술주들의 밸류에이션이 55.6배에서 거래되고 있었다면 현재는 16.9배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기술주들이 고평가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또 나스닥 지수에 다양성이 강화되었고 좀 더 균형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지난 2000년대에는 나스닥지수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 중  65%가 기술주에 완전히 집중되 있었지만 현재는 43%로 줄었고 나머지 21%는 소비자서비스, 16%는 헬스케어주, 7%는 금융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한참 IT열풍이 불던 1999년에는 무려 1년에 371개에 달하는 기업이 기업공개(IPO)를 신청한데 반해 지난해 나스닥지수에 IPO를 신청한 기업은 50개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금은 그때보다 나스닥 증시에 상장되기가 그만큼 어렵고 기업들도 대체로 그때보다 더 오래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지난 2000년에는 기술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으로 나스닥지수가 성장했지만 지금은 견고한 기업들의 실적과 성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나스닥지수를 이끌고 있는 가장 큰 공신이 애플이라는 점 역시 나스닥 지수 상승이 합리적인 이유라는 것이다. 
 
마크 스펠멘 알파인펀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이번에는 다르다"라며 "많은 회사들이 원하는 실적을 달성하고 있고 현금흐름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이날 나스닥 버블을 경고했던 그로스 매니저 역시 버블을 경고하면서도 "이번에는 지난번과 다르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제프 카본 코너스톤 파이낸스 파트너스 창업자는 "현재 IT 주식은 인기 종목이라는 이유만으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탄탄한 이익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