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B씨는 건설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회사 과장으로부터 통장과 카드, 비밀번호 등을 넘겨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과장은 "중간부터 일을 해도 월급이 다 나가 회사가 손해를 볼 수 있으니 통장을 한달만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가 통장을 넘긴 다음날부터 과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고 2주뒤 경찰서에서 '통장 양도 행위'와 관련한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가 왔다. B씨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고 이후 신규 예금계좌 개설과 전자금융 거래가 제한되는 등 금융생활에서 불편을 겪어야 했다.
금융감독원이 돈을 주고받지 않더라도 통장을 빌려주기만 해도 최대 3년 이하에 징역에 처할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13일 이같은 내용의 올해 첫번째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자료사진=뉴스토마토DB)
그동안은 통장과 현금카드 등 접근매체를 양도하는 것은 법상 처벌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대가성이 없으면 처벌을 받지 않아왔다.
하지만 올 1월부터는 대가성이 없더라도 대포통장 양도에 따른 처벌을 받도록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 시행됐다.
대포통장을 제공할 경우 통장을 빌려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된다.
또 1년동안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계좌 개설이 제한되고 대포통장 명의자의 전체 계좌에 대한 비대면거래가 제한된다.
신용카드 발급 및 대출취급 심사 등 금융거래 시에도 통장 양도 이력이 고객정보 심사 참고자료로 활용된다.
금감원은 최근 특히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한 통장 가로채기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3만3496건이었던 대포통장 이용 피싱사기는 2013년 3만8437건, 지난해 4만4705건으로 늘었다.
조성목 금감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은 "통장을 빌려달라는 요구에는 일절 응대하지 말아야 한다"며 "통장(카드)을 양도·매매한 경우에는 즉시 발급 금융회사에 거래(지급)정지 또는 해지를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분증을 분실했거나 금융거래 관련 정보가 유출된 경우에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등록해 추가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인터넷 등에서 통장매매 광고나 모집책을 발견하는 경우에는 경찰청(112)나 금융감독원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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