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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대타협 도출 마감시한을 앞두고 노사 간의 초안 마련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한 3월 말 시한 안에 타협이 이뤄지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30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8인 연석회의에서도 노사정위는 대타협안 초안 도출에 실패했다. 앞서 노사정위는 31일을 최종 대타협 시한으로 정하고 전날까지 초안을 마련해 같은 날 오후 4시 노사정위 특위에 보고하기로 했었다.
노사정위에 따르면 노사의 단일안 마련에는 실패, 전체회의에는 노사의 안을 나란히 보고했다.
정부는 당초 초안에 대해서도 주말인 29일까지 마련해 30일부터 소위 '끝장토론'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었지만, 단일안 마련이 지연되면서 토론은 뼈대가 없는 상태로 진행되게 됐다.
노동계 대표인 한국노총과 사용자 대표인 경총은 정부가 제시한 3대 현안(통상임금·근로시간·임금피크제 및 임금체계)과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등 대부분의 쟁점에서 노사 간의 이견 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정위의 또 다른 주체인 전문가 집단(공익위원)과 정부의 의견도 지난 주말 전달됐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노사 간의 의견 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는 정기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된다는 안과 재직자 외에도 통상임금을 지급하자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노동시간 피크제 도입, 청년고용 의무할당제, 기간제 근로자 사용횟수 제한 및 퇴직급여 인상 등의 안도 내놨다.
반면 경영계는 통상임금 조건에 대해서는 노동계의 안에 반대하면서, 연장근로 포함(주 52시간제) 단계적 시행과 특별 추가연장 근로 허용 등의 안을 내놨다.
임금피크제의 경우 노동계는 도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경영계는 적극 도입하자는 정부의 방침에 찬성하고 있다.
비정규직 대책 등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도 꼬여있다. 노동계는 '상시·지속적 업무' 근로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경영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파견법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축소를, 경영계는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대해서는 비정규직에게도 사회보험과 실업급여에 대한 기간을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경영계는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수준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타협 시한 전날까지 본 회의의 밑그림이라 할 수 있는 초안 마련에는 끝내 실패한 가운데 노사 간의 입장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타협이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구조상 노사 간의 접점을 찾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타협이 더욱 힘들어 보이는 이유는 한 사안을 취하면 다른 한 사안을 내놓는 방식의 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에 타협이 된다면 한쪽이 일방적으로 양보하는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질 공산이 크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노동시장구조개선은 이미 오랫동안 지속된 문제"라며 "사안 하나씩 해결해간다기 보다는 '패키지'식으로 풀어내야 하는 문제다. 대타협에는 성공 혹은 실패뿐이다"고 말했다.
앞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끝장 협상'이라는 말로 대타협의지를 수차례 강조한 바 있어, 어떤 형태로든 타협안이 도출될 수 있다.
하지만 대타협에 도달하더라도 사실상 정부가 강조한 3대 현안과 이중구조 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모두 담긴 결과를 내놓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부 사안의 타협안만 도출한다면 사실상 '타협 실패'로 봐야한다는 게 중론이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회의를 끝까지 진행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마지막까지도 대타협을 이뤄낼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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