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의 임금 인상 조치가 유럽과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수출 주도 모델만을 고집한다는 비난을 샀던 독일이 임금 인상을 시작으로 소비 주도의 경제 구도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독일은 무역 불균형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인식됐으나, 최근 들어 임금이 증가하는 등 그러한 오명을 털어낼 분위기가 조성됐다.
지난 2월 독일 금속 노동자조합인 IG메탈은 바덴 뷔르템베르크 노동자들의 임금을 종전보다 3.4% 올리는 데 성공했다. 또 지난 1월1월에 도입된 최저임금법대로 시간당 임금 마지노선이 8.50유로(9800원)로 정해지면 올해 3.5% 수준의 임금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게 현실이 되면 지난 1990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임금이 오르는 것이다. 물가 상승률도 가파르지 않아서 늘어난 수입은 고스란히 가계 재정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연이은 임금 인상 조치로 독일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수입도 덩달아 많아져 무역 상대국에 이득을 안겨줄 여지가 생긴다. 독일이 주로 거래하는 유로존 국가들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특히, 독일 산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와 네덜란드, 스페인의 수출액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경제규모 2위인 EU가 살면 1위인 미국 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레아스 리스 유니크레딧 이코노미스트는 "독일 임금 인상은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고 균형 잡힌 경쟁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일의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가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사이먼 틸포드 유럽개혁센터 부이사는 "수년 동안 실질임금이 오르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임금이 오르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독일은 2억1700만유로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하는 규모로 중국의 1억7670만유로마저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