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큰 장이 펼쳐진 지난 29일 분양시장. 절반은 1순위 마감, 나머지 절반은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뚜렸히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역별, 또 단지별 청약 양극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수요인지, 투자인지 명확한 목적을 세우고 그에 맞는 전략으로 청약에 나서는 신중한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그들의 조언이다.
3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전국 1순위 청약 접수는 총 15개 단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1곳, 인천 1곳, 경기 7곳 등 수도권 9곳이 청약을 접수받았고, 지방은 충남 공주와 충북 음성, 전구 완산 등 6곳에서 1순위 청약이 진행됐다.
성적은 단지별로 크게 엇갈렸다. 먼저 수도권에서는 9개 단지 가운데 1순위 마감을 기록한 곳은 3개 단지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 단지는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29일 청약을 접수한
대림산업(000210)의 'e편한세상 화랑대'는 총 285가구 모집에 999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3.51대 1로 전타입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전용 60㎡B 타입은 9가구 모집에 293명이 몰리며 32.55대 1로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또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첫 분양으로 관심을 모았던 공공분양 물량 2개 단지가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진건지구 B-2블록 '자연앤롯데캐슬'은 844가구 모집에 3722명이 몰리며, 평균 4.4대 1, 진건지구 B-4블록 '자연앤e편한세상'은 986가구 모집에 3232명이 청약을 접수해 3.28대 1로 역시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그동안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남부권은 같은 날 3개 단지가 한꺼번에 출격했지만 단 1곳도 1순위 마감을 기록하지 못하며 체면을 구겼고, 수도권 서북부와 동북부 역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수도권 남부에서는 용인과 수원, 이천에서 공급이 이뤄졌지만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운 곳이 없었고, 동북부 지역인 의정부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 역시 4개 주택형이 모두 2순위 청약을 진행하게 됐다.
또 서북부인 파주 운정지구에서 모처럼 공급된 한 단지도 4개 주택형 중 2개 주택형이 미달됐고, 인천 서창2지구는 2개 주택형이 모두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지난 29일 전국 15개 단지가 1순위 청약을 접수한 가운데 절반 가량인 7개 단지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고, 나머지 8개 단지는 2순위 접수를 진행하게 됐다. 사진은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e편한세상 화랑대' 견본주택 모습 /사진 대림산업
지방은 그나마 성적이 나았다. 총 6개 단지가 29일 1순위 청약을 접수했고, 그 가운데 4개 단지가 전주택형 마감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광주광역시에서 분양에 나선 '소촌동 모아엘가 에듀퍼스트'는 178가구 모집에 무려 1만1244명이 청약을 접수해 평균 63.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전북 전주 완산구 '믈왕멀구역 서해그랑블'도 1순위에서 모집 가구수를 모두 채웠다.
또 제주 한림읍 '제주 한림 코아루'와 충남 천안시 '힐스테이트 천안 신부' 역시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반면, 충남 공주에서 분양에 나선 한 단지는 5개 주택형이 모두 미달됐고, 충북 음성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 역시 3개 주택형이 모두 2순위 청약을 진행하게 됐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이번에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한 단지는 대부분 전세가율이 높거나 그동안 공급이 뜸해 지역 내 대기수요자들이 풍부한 지역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청약 1순위자가 아무리 늘어도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한 상황에서 투자수요 유입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며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들은 실거주인지 투자인지를 명확히 구분하고, 상황에 맞는 청약전략을 세우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