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그리스 복병에도 불구하고 각종 경제지표 등을 통해 경제회복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5일(현지시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1.5%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4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의 회복세다. EC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그리스 위기 속에서도 성장동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자료=하이차트)
유가 하락으로 소비가 늘면서 내수가 활성화되고 있는데다 유로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수출에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CB의 돈풀기 작전 역시 빛을 발하면서 유로존 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부양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서 유럽인들이 굳게 닫혀 있던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가계부채 축소가 어느 정도 진행했다는 점도 향후 내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하는 부분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록 부채축소 이후 당장 큰 폭의 성장률을 달성하기 어렵더라도 방향성을 바꾸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 2009년 이후 하락세를 지속한 남유럽의 소매판매 실적과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것도 분위기 전환을 뒷받침하는 대목으로 꼽힌다.
EU의 피에르 모스코비시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수 년만에 유럽 경제는 가장 밝은 봄날을 즐기고 있다"며 "외부요인과 내부정책에 의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베렌버그 은행의 크리스티안 슐츠 이코노미스트도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미국과 영국의 1분기 성장률을 앞지른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라며 "유럽지역 경제가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 경제성장에 있어 두 가지 변수는 남아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그리스의 디폴트 가능성이다.
EU는 보고서에서 "그리스 상황이 악화되거나 예상보다 빨리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유럽 경기 회복세에 다시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그리스의 디폴트와 그렉시트(유로존 탈퇴)가 현실화하면 그 충격은 어떤 식으로든 은행을 통해 전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록 이전에 비해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익스포저가 크지 않더라도 유로존 전체 경기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은 피할수 없을거라는 설명이다.
올 하반기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이 금리을 올리면 유로존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유로존 각 국 중앙은행에서도 유로자산을 줄이고 달러 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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