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 몰리는 경매…단타 투자 기회?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낙찰가율 동반 '최고'
고가 낙찰 함정 주의 해야
2015-05-06 14:52:23 2015-05-06 14:52:23
주택시장 훈풍을 타고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도 실수요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이른바 '단타 투자'로 재미를 보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감정가를 웃도는 고가낙찰을 받아도 시세가 더 많이 오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작정 고가 낙찰을 받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6일 두인경매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2.88%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입찰에 부쳐진 물건 중 낙찰자가 결정된 물건 수의 비율인 낙찰률도 46.95%를 나타내며 올해 가장 높았다. 이는 일부 고가 낙찰된 물건들이 평균 경매 낙찰가율을 끌어올린 것이 아닌 실제로 경매 물건이 많이 팔려나가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상승했다는 의미다.
 
경매 법정에 몰린 입찰자들. 사진/뉴스토마토 DB
 
경매 건당 평균 입찰자수는 9.77명으로 지난달 10.57명 대비 소폭 줄었다. 이렇듯 경쟁률이 낮아진 대신 낙찰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에 대해 경매 업계에서는 분위기를 타고 유입된 허수가 아닌 진짜 수요자들이 물건을 낙찰 받아간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최근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에 경매로 낙찰 받은 뒤 매도해 시세 차익을 누리는 구조가 가능해졌다.
 
지난달 2일 경매 입찰이 진행된 경기 안산시 상록구 성포주공 전용면적 58㎡는 28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단 한 번의 유찰 없이 낙찰됐다. 높은 경쟁률을 보인 까닭에 감정가를 웃도는 2억3289만원에 낙찰됐지만, 같은 단지 물건이 최근 2억4000만원이 거래되는 등 시세가 오름세다.
 
지난달 21일 경매가 진행된 서울 금천구 시흥동 현대아파트 전용 82㎡ 역시 15명의 경쟁을 뚫고 2억4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현재 이 단지의 시세는 최고 2억5500만원으로, 소액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인천에서도 지난달 28일 경매 입찰에서 남동구 만수동 만수주공 전용 64㎡가 입찰경쟁률 21대1을 기록하며 감정가 대비 107%의 가격인 1억8215만원에 매각됐다. 이 단지도 지난달 1억8500만원, 이달 들어서는 1억9000만원으로 실 거래가가 오르고 있는 추세다.
 
양창호 미소옥션 대표는 "경매시장에 입찰자들이 몰리면서 감정가 대비 90% 이상 입찰가를 써 내야 낙찰 받을 수 있는 물건들이 많지만 최근 주택 가격도 그만큼 오름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소액이라도 차익을 누리기 위해서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고가 낙찰로 인한 손해의 가능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물건에 따라서는 중개업소에 등록된 급매물이 더 저렴할 수도 있다.
 
문희명 강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는 "거래가 활발한 지역의 부동산은 급매로 처분해서 경매와 같은 강제 매각을 피할 수 있다"며 "거래가 많은 대신 경매 건수는 적어 낙찰가율이 급매 가격 수준까지 올라간다면 낙찰 후 부동산 인도 비용 등 추가적인 부담을 감안할 때 급매로 매입하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방서후 기자 zooc60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