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서울역 고가공원화 사업 추진이 시작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 대체 교량을 조속히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북부역세권 개발과 연계해 대체교량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개발사업 시행자인 코레일과 TF 구성을 완료하고 협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는 민간사업자 공모를 시행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러나 코레일은 서울시가 일방적인 발표를 했다고 비판했다. TF구성 등은 진행 중이지만 대체교량 설치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코레일은 북부역세권 개발에 지장을 주는 대체교량 건설에 회의적이다. 대체교량 건설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수익성은 떨어지고, 높이 9.6m의 대체교량이 건물을 관통해야 하는 등 문제가 간단치 않다.
지난해 북부역세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한화도 올해 사업을 포기했다. 대체교량 건설 비용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였다.
이런 북부역세권 개발 악조건 때문에 새로운 민간 사업자가 금방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제점을 인식한 서울시는 인센티브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이건기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용적률 조정 등 사업성을 높여주는 방법이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시가 확정되지 않은 대체교량 계획을 서둘러 발표한 이유는 고가공원화 사업 반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불확실한 대체교량 건설 계획은 고가공원화 사업 진행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서울역 주변 일부 주민들은 당장 생업에 타격을 받는다며 고가공원사업을 반대하고 있다. 대체교량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고가도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체도로 건설을 요구하는 주민들이 지난달 박원순 서울시장 현장 시장실 행사를 물리적으로 방해한 일도 있었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고가공원화 사업 지지를 얻기 위해 오는 10일 서울역 고가도로 보행자 개방 행사를 연다. 그러나 대체교량 계획이 진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반대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 '서울역 7017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닻을 올린 7일 서울역 고가에 차량들이 운행 하고 있다. 사진/News1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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