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들이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 대박을 누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김영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 공동대표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공동대표로 위촉된 김영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이사장(
사진·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깨어있는 소비자와 각 기관이 착한 기업을 돕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대표는 "고전소설 '흥부전'이 읽혀온 역사만큼이나 우리 민족의 '착하면 돈버는 것'에 대한 염원은 오래됐다"며 "그 과정을 정교하게 다듬어 시스템화 한다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착하다는 것을 요즘 말로 바꾸면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며 "CSR을 각 주체들의 개별적인 선택에 맡길 것이 아니라 생태계를 조성하고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회책임투자펀드를 통해 착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개인이 펀드에 투자를 하면, 펀드는 보유하고 있는 정보와 분석기법을 통해 CSR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국제표준기구(ISO)가 개발한 사회적 책임 국제표준 ISO26000, 환경과 사회적 인권 존중, 기업 거버넌스를 말하는 ESG 등이 기업의 CSR 측정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을 존중하는 기업의 제품은 타사에 비해 15%가량 비싸도 사줄 용의가 있다는 소비자 통계가 있음을 강조한 그는 "이들 기업의 성장을 위해 소비자가 해당 기업의 제품을 구입해주는 것은 물론 은행이 대출이자를 낮게 적용하며, 정부 조달시장에서 이들 제품의 납품이 용이하도록 해주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CSR에 나서는 대기업 등에 투자자는 '사회책임투자(SRI)' 방식으로 장기투자하며, 소비자는 CSR을 잘하는 기업과 SRI를 실행하는 금융기관의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사회책임소비(SRC)를 실천하면 참여 주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책임 투자자본의 국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사회책임기본법'을 제정해 기업과 소비자, 정부 등 각 주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CSR을 실천토록 해야하는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대표는 "한국이 단기투기자본의 놀이터가 되어버리다 보니 글로벌 SRI 펀드자본이 우리나라에 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지난 달 프랑스에서 2년 이상 CSR 장기투자 하는 자본에 대해 1주 2표를 부여하는 법이 통과된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거 제너럴일렉트릭(GE)이 'Green is Green'(환경이 곧 달러다) 구호로 주목받았던 예를 들며 "앞으로는 'Responsibility is Reward'(책임감이 곧 보상이다)는 개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며 이것이 경제주체를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CSR을 실천하도록 하는 사회책임기본법과 연계된다"고 설명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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