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전화위복?
2015-06-14 11:00:00 2015-06-14 11:00:00
국내 조선업계의 상선 수주 낭보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등 해양설비 발주가 급감하면서 상선으로 눈을 돌린 덕분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절감 기술이 바탕이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대규모 해양 프로젝트가 연기되고 있어 올해 수주목표 달성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4일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선박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990만CGT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4.8%에 불과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한국의 1∼5월 수주실적은 43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75% 수준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223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중국은 195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수준으로 급감했다.
 
국내 조선소는 지난해 LNG선을 시작으로 올해 대형 유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발주 물량을 거의 싹쓸이 했다. 반면 해양플랜트는 단 1기도 수주하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면서 수주고를 채우기 위해 국내 조선소들이 상선에 집중한 결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중국 선박 가격이 한국에 비해 저렴하지만 납기 지연이 빈번하고, 연비 절감 효과가 낮아 한국 조선소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경우 지난해 전세계 인도량 1위에 이어 내년에는 수주잔고 1위 자리도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선의 경우 설계를 해외업체 맡기는 해양플랜트와 달리 직접 설계가 가능하고 같은 선종을 연속으로 건조할 경우 뒤로 갈수록 마진율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감소하고 있고, 국내 조선소들이 강점을 보이는 일부 고부가 선종에 대한 발주량 또한 제한적이어서 이들 선종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전세계 발주량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국내 조선3사의 경우 일정 규모의 일감이 있어야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상선만 수주해서는 연간 수주목표 달성은 물론 사업장 유지에 어려움이 많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충당금으로 인해 큰 손실을 봤지만 해양플랜트가 가져다주는 높은 마진율과 중국, 일본과의 차별화라는 이유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며 “해양플랜트 설계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건조과정에서의 손실을 줄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설치된 크레인이 선박블록을 옮기고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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