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업계를 덮친 메르스 공포에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오히려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메르스 타격이 가장 심했던 6월 한달 동안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이용한 국제·국내선 여객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형항공사들의 경우 여행 취소 사태를 겪으며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이중 LCC 가운데 형님격인 제주항공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제주항공은 6월(인천공항 기준) 한달 동안 15만8513명(1120회 운항)의 여객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2314명(880회 운항)보다 약 11.4% 증가한 수준이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은 6월 4만6195명(415회 운항)의 여객이 다녀가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6.8% 늘었다. 진에어는 9만9958명(723회 운항)의 여객수를 기록하면서 약 51.9%나 증가했다. 이스타항공만 4만1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4% 정도 줄었다.
이 같은 LCC들의 행보는 대형항공사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6월 한달
아시아나항공(020560) 여객은 76만351명(4777회 운항)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9만1155명)보다 약 14.7% 감소했다.
대한항공(003490)도 111만40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16만6446명)보다 약 4.5% 줄었다.
이는 LCC를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증가한 결과다. 메르스로 인해 대형항공사의 예약은 대거 취소됐지만 메르스 사태 기간 중 중국노선 증가율은 18.4%나 됐다. 특히, 환승관광 무비자입국 제도를 통해 LCC들은 지속적인 여객수요를 올릴 수 있었다.
높은 취소·환불 수수료도 다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할인항공권이 많은 LCC 특성상 수수료는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한 LCC로 대만 여행을 다녀온 한 승객은 "취소 수수료가 10만원이나 돼 그냥 다녀왔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항공사들은 메르스로인한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중국인 관광객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선 상태다. 이들은 중국 여행사 대표와 언론 등을 국내로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일본과 동남아 등 관계자들도 초청할 계획이다.
문정우 기자 ayumygirl@etomato.com
◇7월 초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많은 관광객들이 모여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