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 열풍 속에 강세를 보이던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가 최근 합병이 취소되는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에 상장된 스팩은 22개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하는 회사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상장 후 3년 내에 합병해야되며 실패할 경우 상장폐지되면서 해산된다.
특히 올해 공모주 시장에 열풍이 불면서 합병 결정을 한 스팩도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케이비제3호스팩은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 판매업체인 프로스테믹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뒤 연초만 해도 2000원에 머물렀던 주가가 지난 7일 장중 1만17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 동부스팩2호는 온라인 만화제작과 유통을 영위하는 기업 미스터블루를 흡수합병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5000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밖에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스팩들 모두 공모가보다 높은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미래에셋제3호스팩은 공모가 대비 19% 올랐으며 케이티비스팩2호도 10%대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스팩의 경우 공모된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를 하기 때문에 하방경직성을 가지고 있다"며 "안전한 투자처라는 인식과 최근 합병을 많이 하다보니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스팩이 합병 공시 후 철회를 하거나 미승인 결정이 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스팩 합병 결의를 한 곳은 우리스팩3호, 대우2호스팩, 케이비제4호스팩 등 11개다. 이 중 승인이 된 것은 케이비제3호스팩, 하나머스트3호스팩 등 6개며 심사 중인 스팩은 2개다. 하지만 철회하거나 미승인 된 것도 3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특히 철회하거나 미승인을 할 경우에는 심각한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우리스팩3호(현 엔에이치스팩3호)는 글로벌텍스프리와의 합병 결정 전까지 주가가 3000원까지 상승했으나 거래소의 미승인 결정이 나오자 주가는 2200원대까지 하락했다. 또 대우스팩2호는 합병 결의 전 3770원까지 상승했지만 합병 철회 결정 이후 2300원대까지 내려갔다.
증권사 관계자는 "스팩을 주관하고 있는 회사가 과거 합병 성공률이 좋았는지 참고해야 된다"며 "시가총액이 작은 만큼 유동성도 높지 않아 주가가 급등락을 할 수 있으므로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만으로 주식을 사면 안된다"고 조언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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