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채권자대위소송 중 다른 채권자도 소송참가 가능"
2015-08-06 06:00:00 2015-08-06 06:00:00
한 채권자가 직접 채무자 권리를 대신해 채권을 청구하는 채권자대위소송 진행 중에 다른 채권자도 동일한 채무자를 상대로 대위권 행사를 위한 공동소송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이상훈)는 한국외환은행이 김주채 아남인스트루먼트 회장 등 4명을 상대로 낸 매매대금반환 소송 상고심에서 신용보증기금(신보)의 원고공동소송참가 신청을 각하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소송목적이 외환은행과 신보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돼야 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신용보증기금의 공동소송참가 신청을 적법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해 금전 지급을 청구했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해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이지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게 아니라서 외환은행과 신보의 청구는 같은 소송물이라는 취지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는 채권자대위소송과 공동소송참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판결했다.
 
아남인스트루먼트는 지난 2007년 회사의 대주주인 김 회장 등 4명으로부터 자사주 100만여주를 1주당 8900원인 95억2000만여원에 매수했다.
 
이에 아남인스트루먼트의 채권자 외환은행은 "김 회장 등 4명의 거래는 상법상 무효인 자기주식 취득에 해당한다"면서 회사의 대출금 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일부청구로서 회사를 대위해 이들 4명을 상대로 주식 매매대금 반환 소송을 냈다.
 
이후 1심이 "아남인스트루먼트와 김 회장 등 4명의 주식매매계약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자기주식 취득이라고 볼 수 없어 무효"라며 일부 승소 판결하자 회사의 또 다른 채권자인 신보도 항소심에서 공동소송참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2심은 "각각의 채권자들이 회사를 아남인스트루먼트를 대위하면서 채권자에게 직접 금원의 지급을 구하는 경우엔 채권자들 사이에 합일적 확정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신보의 공동소송참가 신청은 부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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