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앞두고 증권사와 정보통신(IT) 업체, 은행 간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했다. 필두에 선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 컨소시엄을 압도하고 우위에 서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와 다음카카오는 현재 국내 5개 시중은행 중 컨소시엄에 참여할 은행을 물색 중이다. 이르면 다음주 구성을 마치고 오는 9월 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 수익성 검토에만 골몰해오던 준비사업자들의 움직임은 분주해졌다. 무엇보다 당초 다음카카오와의 유력한 동반사업자로 분류됐던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사업자 확보에 보다 사활을 걸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각인될 만큼 미래에셋증권이 첫 인터넷은행 사업자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란 인식이 팽배했지만 이달 들어 반전 분위기가 연출됐다"며 "다음카카오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사업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미래에셋증권의 당혹감도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안이 그려지진 않았지만 정보과학기술(ICT) 기업 등 혁신성있는 파트너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안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네이버와 인터파크, KT, KG이니시스, SKT 등을 다음카카오에 대적할 다음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한국금융지주 컨소시엄에 온라인쇼핑 분야와 통신업이 맞물리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식쇼핑을 갖춘 네이버나 KT가 후보 중 그나마 다음카카오에 견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현재 대신증권과 KDB대우증권, 교보생명 등도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인터넷은행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의사를 표출했던 키움증권의 경우 대주주(다우기술)가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로 분류돼 있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이슈로 손을 놓은 대우증권이나 대신증권은 사실상 인터넷은행 설립과 관련 잠정 보류상태다. 은행법 개정 이후 추가 인가 과정에서 다시 나설 것으로 본다"며 "사실상 이번 인터넷은행 1호 설립 경쟁은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간의 양강구도"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회원사들의 인터넷은행 설립추진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추진 계획과 관련해 계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각사의 구체적인 시나리오에 맞게 구체적 지원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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