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 중국 자본이 대거 몰려오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자본이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는가 하면, 아예 국내 유명 패션업체나 뷰티업체를 사들이거나 M&A를 제안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형 온라인쇼핑몰은 아예 한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업계는 품질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있는 국내 브랜드 제품에 중국 자본의 지원을 받는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기술력의 해외유출 등의 우려 또한 공존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교포 3세 신동일 회장이 이끄는 중국 여성복 패션전문 기업 '랑시그룹'은 지난해 36년간 유아의류·용품 사업을 이어왔던
아가방컴퍼니(013990)의 지분 15.26%를 32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변신로봇 '또봇'을 생산하는 완구업체 영실업도 홍콩의 사모펀드 퍼시픽아시아그룹(PAG)이 2220억원(2억310만달러)에 인수했다.
미샤, 어퓨 등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078520)도 최근 중국 자본으로부터의 M&A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은 중국 톱(TOP) 5안에 드는 굴지의 화장품유통회사의 M&A 제안으로 지난달 9일 전후로 중국을 다녀왔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중국 시장에서 미샤와 어퓨 등 에이블씨엔씨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O2O 사업을 펼치는 얍(YAP)컴퍼니는 최근 중국과 홍콩에 기반을 둔 오프라인 거대 유통그룹 '뉴월드그룹(New World Group)'으로부터 2000만달러(22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확정했다. 이번 뉴월드그룹의 투자를 통해 얍(YAP)컴퍼니의 지분 중 약 3.5% 이상은 외국 자본이 보유하게 됐다. 얍(YAP)은 편의점 주변에 접근하면 스마트폰에 쿠폰이 제공되는 등의 저전력 블루투스 근거리 통신기술 '비콘(Beacon)'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현재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편의점 등에 활용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업계 1, 2위업체인 알리바바와 JD닷컴도 국내 진출을 벼르고 있다.
회원수만 약 12억명 규모로 중국 온라인쇼핑 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5월 한국제품 전용 판매 사이트인 '티몬 글로벌 한국관'을 개설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이를 계기로 몇차례 방한하면서 국내 주요 정·재계인사 등을 만나며 한국 진출을 타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의 한국판 '코리안페이'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화장품 제조 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JD닷컴 역시 최근 한국관 개설 계획을 밝히며 조만간 국내 시장에 오픈마켓을 여는 등 한국 시장 진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방한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T-mall 한국관 개통식'에 참석해 국내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마윈 회장은 코리안페이 등을 통해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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