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달 무역적자가 5개월래 최대폭으로 늘어났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탓이다.
19일(현지시간)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268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직전월의 690억엔 적자보다 악화됐으며 사전 전망치인 570억엔 적자 역시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해 6조6637억엔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5.5% 증가를 상회했지만 직전월 증가폭 대비 둔화됐다. 수입 역시 직전월 대비 부진했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3.2% 감소해 6조9318억엔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미국 경제 회복이 지속돼 북미 지역 수출은 18.8%로 가장 크게 늘었고, 아시아 지역 수출은 6.1% 증가했다. 중국 수출액은 4.2% 늘었으나 수출 규모는 1.3% 감소했다.
일본 무역수지는 지난 3월에 2년9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이후 넉달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증가 둔화가 무역적자 확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일본 수출은 엔저를 바탕으로 11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폭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경기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 중국에서 전자제품과 자동차 수요가 꾸준히 줄어 수출 탄력이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쿠다 히데노부 미즈호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아츠시 다케다 이토추사 이코노미스트도 “일본 경제가 소비와 투자 중심으로 7~9월에 회복할 것으로 보이나 수출이 미약해 경제 성장률 반등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입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으로 7개월 연속 감소했다. 특히 원유와 가스 비용 감소로 중동 지역에 대한 수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31.9% 감소해 전체 수입액을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추가 부양 기대감이 여전히 제기된다. 일본은행(BOJ)은 완만하게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추가 정책을 단행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으나 전문가들은 연말 혹은 내년에 BOJ가 자산매입을 늘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토쿠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장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나 내년께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일본 무역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일본 도쿄 포트의 트럭들이 화물 컨테이너에 짐을 싣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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