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빵, 수도권 대형마트서 철수
2015-08-31 00:00:00 2015-08-31 09:45:07
롯데제과(004990) ‘기린빵’ 이 판매부진 등의 이유로 수도권 대형마트에서 철수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지난 2013년 인수한 기린식품의 양산빵 ‘기린’ 의 대형마트 공급을 중단했다. 특히 동일 계열사인 롯데마트에서도 예외 없이 제품 철수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롯데마트 뿐 아닌 다른 일부 대형마트에서도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우리가 자진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대형마트 측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폐기한 후 해당 상품의 재진열을 허락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산빵 시장은 삼립식품(005610)과 롯데제과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양산빵 소매 유통 채널 점유율은 삼립식품이 69.1%, 롯데제과가 13.0%다.
 
특히 롯데제과의 경우 백화점(23.9%)과 할인점(19.6%)의 점유율이 그나마 높았는데, 최근 판매를 중단하는 대형마트들이 생기면서 점유율 역시 하락할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A대형마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롯데제과의 양산빵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20.5%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도 전년동기 대비 11.9% 감소했다.
 
하지만 롯데제과의 입장과 달리 대형마트 측은 판매 부진으로 롯데제과가 기린빵을 자진철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빵을 구입해 파는 것이 아니라 삼립식품과 롯데제과에게 자리만 빌려주는 것이어서 철수를 막을 수는 없다”며 “두 업체가 돈을 모아 제품을 진열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월급을 부담해 왔는데, 롯데제과가 철수하는 바람에 해당 직원 급여가 줄어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제과는 기린식품을 지난 2009년 약 900억원에 인수한 후 계열사로 유지하다가 지난 2013년 흡수합병했다. 2013년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기린식품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손실을 감추기 위해 합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적은 악화되고 있다. 롯데제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빵사업부가 속해있는 ‘기타 사업’은 올 상반기 매출 1241억원,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베이커리 ‘롯데브랑제리’ 인수 효과로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0.8% 증가했지만 수익성이 악화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산빵의 경우 식빵과 일부 인기 캐릭터를 이용한 제품 외에는 대부분 유통기한 전까지 팔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양산빵은 부유한 사람들이 아닌 저렴한 빵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라 안팔린다고 쉽게 사업을 접을 수도 없어 고민이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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