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급등락을 보이며 롤러코스터 시세를 연출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사흘간 무려 20% 넘게 급등했지만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다시 급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1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79달러(7.7%) 하락한 45.41달러를 기록했다.
전날까지만해도 8.8% 급등하며 50달러 고지를 눈앞에 뒀지만 하루만에 다시 상승분을 고스란히 내준 것이다. 두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하방압력 역시 재차 높아진 상태다.
지난주 배럴당 38달러까지 급락하며 연중 저점을 기록했지만 조만간 연저점을 다시 경신할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점치던 전문가들은 최근 반등에 대해 일시적이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등세를 탔지만 이는 유가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유가의 방향은 공급이 아닌 수요 증가에 달려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때문에 세계 원유 수요 2위국인 중국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유가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시각이다.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까지 제조업지표가 일제히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경기 개선 신호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역시 가장 심각한건 중국이다. 지난 8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지난 2012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물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얘기다.
하반기 역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유가의 추락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제조업지표 쇼크로 전 세계 증시마저 출렁이고 있는 만큼 유가 상승을 기대할 환경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심지어 OPEC의 감산 기대마저 수포로 돌아갈 경우,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더 심화되면서 유가 바닥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앙두랑 캐피털의 피에르 앙두랑은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생산 감소에 대한 기대로 유가가 급반등했지만 이는 과잉반응"이라며 "넘치는 공급과 가파른 수요 감소 구도에서 달라진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과잉 형태가 유지되면서 유가는 연내 배럴당 25달러선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오그래디 컨플루언스 투자운용 시장전략가도 "유가 반등에 힘이 실리기 위해서는 수급 전망에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야만 가능하다"며 "공급이 줄어든다하더라도 유가 방향을 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수경 기자 add17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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