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비진작을 위해 주택연금의 가입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은퇴세대를 중심으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연금가입의 기준을 완화한다고해서 당장 내수가 좋아지는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부동산 비중이 큰 고령인구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마련해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연금이란 고령자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제도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계속 살면서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받은 연금과 여기서 발생한 이자는 부부 두 사람이 모두 사망한 다음 주택을 처분해 정산하면 된다. 이렇게 내집에 살면서 죽을 때까지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최근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07년 7월 시작한 주택연금가입자는 1000명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306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최근 주택연금 가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개정한 것이다.
개정안 주요 골자는 주택연금 가입연령 요건을 부부 중 연장자가 60세 이상으로 완화하는 것이다. 기존에는 주택의 소유주만 60세 이상이어야 했으나 둘 중 한 명만 60세 이상이어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상주택 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 주택가격이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 소유자는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어 자산가들도 고액주택을 담보로 잡고 소득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울러 주거용오피스텔 거주자도 주택연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으며 재산감면 일몰기간을 기존 2015년에서 2018년으로 연장시켰다.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담보주택에서 발생하는 재산세 중 25%를 감면해준다.
김동엽 미래에셋 은퇴설계연구소 이사는 "당장 커다란 내수진작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해도 장기적인 포석으로 보면 그 의미를 남다르게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자들 입장에서야 한정된 은퇴자산으로 길어진 수명에 대응하려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점을 인정한다고 해도 전체가구에 비해 고령가구의 소비성향 감속 폭이 유독 큰 데는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고령층의 소비성향을 회복하려면 주택연금을 활성화해 안정적인 소득흐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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