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최근 국내 시장에 불고있는 소형 SUV 열풍은 소비자들의 생활패턴을 그대로 보여준다. 평일엔 복잡한 도심에서 효율적 주행을, 주말엔 교외로 나가 다소 거친 노면에서의 주행도 마다 않는 차량을 원하는 욕구는 '도심형 SUV'라는 용어를 탄생시켰다.
그런 의미에서 볼보 크로스컨트리(V60)은 이 두가지 욕구를 모두 충족시키기 안성맞춤인 차량이다. 왜건과 SUV의 중간 형태의 차량은 넓은 공간을 포함한 도심에서의 승차감에 오프로드를 가르는 SUV의 성능까지 갖췄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8일 경기도 가평 아난티글럽 일대 국도와 유명산 비포장 산악도로 등 온·오프로드를 직접 시승해봤다.
얼핏 보기엔 왜건형 모델인 V60과 흡사한 크로스컨트리는 왜건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V60 대비 지상고를 65mm 높여 쾌적한 시야를 확보했다. 전고는 일반 SUV보다 낮게 설계해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등 SUV의 단점을 극복한 모습이다.
◇크로스컨트리는 왜건 V60을 기반으로 지상고를 65mm 높여 시야를 확보해주는 동시에, 전고는 일반 SUV보다 낮게 설계해 무게중심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는 등 SUV의 단점을 극복했다.(사진=정기종 기자)
왜건을 기반으로 한 모델답게 한 눈에 봐도 트렁크 공간이 깊숙하다. 기본 692리터의 적재공간은 2열 시트 3개를 접었을때 최대 1664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왜건을 기반으로 한 모델답게 깊숙한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사진=정기종 기자)
유명산 비포장 도로 진입을 위해 가솔린 4륜 모델인 T5 AWD 모델로 국도에 들어섰다. SUV 특유의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동시에 승용모델과 동일한 승차감이다. 독특한 차량 포지셔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하지만 크로스컨트리의 진가는 오프로드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직렬 5기통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로 최고 254마력, 최대 36.7㎏·m의 토크를 구현한 크로스컨트리는 비포장 산악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했다. 자갈투성이인 노면상태 탓에 주행 중 온몸이 흔들릴 정도로 거친 도로였지만 분명한 무게 중심이 느껴졌다.
볼보가 안전의 대명사로 불리는 만큼 다양한 안전 시스템도 돋보였다. 좁은 산악도로와 국도 주행 중에 조금이라도 충돌 위험이 있으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보행자 감지 시스템, 시티 세이프티, 레이더 기반 사각 지대 정보 시스템(BLIS) 등이 부지런히 위험요소를 알려왔다.
◇온·오프로드를 가지리 않는다는 볼보의 설명처럼 거친 노면의 산악길에서 안정된 무게중심을 보여줬다.(사진=볼보 코리아)
오프로드 끝자락에 이르러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디젤 4륜 모델인 D4 AWD모델로 갈아탔다. 산악 도로를 벗어나 다시 도로에 다다르자 디젤 차량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가솔린 모델을 먼저 탑승한 탓에 약간의 소음이 느껴지긴 했지만, 치고나가는 초반 가속성이 아쉬움을 달래준다.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다는 강점은 확실한 포지셔닝이 없다는 약점이 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볼보는 연초 해치백인 V40을 기반으로 한 모델에 이어 두번째 크로스컨트리를 국내 시장에 내놨다. 연내 세단인 S60 기반 모델 역시 출시될 예정이다.
그만큼 크로스컨트리는 국내 소비자들의 변화된 성향과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볼보의 의지이자 자신감인 셈이다. 볼보의 자신감이 성과를 거둬 크로스컨트리가 판매량에 있어서도 알짜가 될 수 있을지는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볼보 크로스컨트리(V60)(사진=정기종 기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