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마법사들)'채권왕' 빌 그로스 “연준, 당장 금리 올려야”
제로금리 지속되면 투자자들 수익 악화될 것
2015-09-24 14:52:16 2015-09-24 14:52:16
‘채권왕’ 빌 그로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장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23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야누스캐피탈에서 글로벌 펀드를 관리하고 있는 빌 그로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투자 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은 당장 제로 금리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로스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을 미루고 있지만 이는 미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중앙은행이 미국의 실업률과 물가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제로금리의 장기화는 투자자들의 악몽의 시기를 연장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17일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은 현행 제로금리(0.0~0.25%를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중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아울러 미국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더딘 흐름을 띄고 있어 정책 정상화가 유보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로스는 연준의 이 같은 결정이 실수라고 지적하면서 “제로금리의 장기화는 투자자들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금리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연기금, 보험회사,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로스는 또 제로금리가 지속되면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자금을 운영하는 보험회사의 대차대조표와 연기금 펀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파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자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베이비붐 세대 역시 의료, 교육, 휴가 등의 민간 소비에 대한 투자를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아울러 그로스는 실물 경제에서 통화정책의 효과도 줄어들고 있는 것 역시 금리인상이 필요한 근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금리인하의 주요한 목적은 제로금리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데 있었으나 최근 문제는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빌 그로스는 “사실 2%대의 금리 정상화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단기적으로 기업들이 다소 피해를 입고 주식과 채권가격이 하락하는 등 자금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장기적인 이득은 거의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일리노이 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빌 그로스가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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