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개발사업 무산 위기…주변 부동산까지 '주춤'
인근 지역 대비 집값 상승폭 ↓…전체 시장 영향 미칠수도
2015-09-24 15:45:45 2015-09-24 15:45:45
인천 연수구 송도테마파크, 서울 서초구 파이시티 등 대형 개발사업들이 줄줄이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사업에 따른 수혜가 예상됐던 지역 부동산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나아가 유망 지역에서 진행된 사업들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도테마파크 부지(옛 대우자동차판매 부지)의 매매계약이 무기한 연기됐다. 해당 부지는 앞서 세 차례에 걸쳐 경매가 진행된 바 있으며 전부 유찰됐다.
 
부산 소재의 한 시행사가 대우차판매 관재인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315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잔금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보류된 것이다. 일부 채권단이 감정가(1조481억원)에 비해 헐값에 매각된다고 반발하면서다. 채권단은 법원에 매매중지 가처분신청을 내면서 매각에 반대했고 또 해당 시행사가 파산관재인과 수의계약으로 부지 전체를 사들이는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본입찰에서 유찰된 서초구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도 결국 공매를 재추진하게 됐다. 강남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노후된 화물터미널을 2조4000억원을 들여 초대형 복합유통단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였으나 인허가 비리, M&A 실패 등으로 10년 이상 방치된 상태다.
 
당초 공매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수의계약 형태로 바꾼 게 발목을 잡았다는 평이다. 다시 공매를 거쳐 매매가를 제대로 검증받는 게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채권단 내에서 힘을 받았다.
 
문제는 이 같은 대형 개발사업들이 차질을 빚으면서 개발 기대감이 높아졌던 인근 지역의 집값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도테마파크 부지가 있는 인천 연수구 옥련동의 9월 기준 ㎡당 매매가는 작년에 비해 3.25% 올랐다. 같은 기간 연수구 전체는 5.82%, 인근 청학동은 3.41%, 동춘동 6.8% 오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었다.
 
옥련동 B공인 관계자는 "개발사업이 제 때 추진되지 않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개발사업이 가시화되는 것을 기다리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얘기가 돌 정도"라고 전했다.
 
파이시티 부지가 있는 양재동 역시 마찬가지. 같은 기간 4.56% 오른 반면 인접한 서초구 우면동 10.96%, 강남구 개포동 8.29% 등은 더 많이 상승하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적게 올랐다.
 
양재동 C공인 관계자는 "매각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주변 입지가 변하기도 했고 메리트가 많이 떨어졌다"며 "사업자가 선정되고 정식 계약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개발사업 차질이 단순히 해당 지역 집값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사업지들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대형 개발사업들의 무산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전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시장성이 있어보였던 사업들에 제동이 걸리면서 다른 지역 사업들은 더 불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형 개발사업들의 무산 소식이 들려오면서 인근 부동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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