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젤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내에서도 독일 폭스바겐 그룹을 상대로 첫 소송이 제기됐다.
법무법인 바른은 30일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의 경유 차량 소유자 2명이 폭스바겐그룹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국내 딜러사 등을 상대로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원고의 소송 대리를 맡은 바른은 소장에서 "피고들이 소비자인 원고들을 속였다"며 "민법 제110조에 따라 차량 매매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고들의 기망행위가 없었다면, 원고들은 배출허용기준도 준수하지 못하는 차량을 거액을 지불하고 구입하지 않았다"며 "차량 매매계약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됐으므로 매매대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매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더라도 피고들은 기망행위로 인한 손해 배상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고들은 배출허용기준을 준수하면서도 휘발유 차량의 2배에 달하는 높은 연비를 달성한다는 피고들의 말에 속아 턱없이 비싼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차량을 구입했다"면서 "원고는 '클린 디젤'에 대한 프리미엄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들의 악의적인 위법행위로 브랜드 가치가 훼손돼 해당 차량을 중고차로서 구입하려는 수요가 급감하게 된 데 따른 차량 가치 하락과 관련해서도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2014년형 아우디 Q5 2.0 TDI와 2009년형 폭스바겐 티구안 2.0 TDI를 각각 6100만원과 4110만원에 구입했다.
앞서 지난 18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 그룹이 미국의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속였다며 50만대 상당의 디젤 차량에 대한 리콜 명령을 내렸다.
EPA 조사 결과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검사 시에만 차량 배출 통제 시스템을 최대로 작동시키고 일반 주행 때는 이를 중지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실제 주행할 때 배출되는 질소산화물 양이 차량검사를 할 때보다 최대 40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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