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삼성전자가 환율효과를 톡톡히 보며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반도체 업황은 나쁘지만 큰 폭의 환율상승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일 증권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조3000억~1조4000억원, 매출액 4조9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비교해 매출액, 영업익은 각각 9.6%, 1.73% 증가한 규모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2.9% 증가, 영업익은 3.7% 감소했다.
D램가격 하락, NAND 플래시메모리 가격약세, M14라인 가동에 의한 감가상각비 증가 등 악재가 많지만 SK하이닉스는 환율상승과 D램 및 NAND 플래시메모리 출하량 증가 등으로 3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는 전체 실적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5%에 달한다. 이 두 제품의 가격 하락은 곧 실적 악화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은 곧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 3분기 달러·원 평균 환율은 1167.80원으로 전 분기 평균 환율인 1097.77원 대비 무려 70원이 올랐다. SK하이닉스의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를 넘어서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효과는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효과는 이미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 때 증명된 바 있다"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기업에게 원화가치 하락은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절대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급등한 환율이 바로 현실화 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예상외의 선방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출기업은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 인하를 통해 점유율이 확대되는 현상이 현실화돼야 실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환율효과에 따른 SK하이닉스의 ‘깜짝실적’ 규모를 삼성전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외에 디스플레이 부문 소형 OLED부품을 중심으로 수익이 크게 늘었고,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 대부분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반도체 라인을 갖고 있기 때문에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처럼 예상치를 10% 이상 상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도 실적은 올해와 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D램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것으로 보이고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매출과 영업익 동반 감소 가능성도 있다"며 “4분기 환율이 3분기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D램 가격 낙폭이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현재 시장 예상치보다 클 가능성이 있어 내년도 영업이익은 3조7400억원으로 올해 대비 약 32% 축소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사진/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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