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에서 도망치듯 나온 투자자들이 채권, 보험, 대도시 부동산, 미술품 등 그 동안 피난처라고 여겼던 투자상품에 현금을 쏟아붓고 있다. 올해 들어 두 배 이상 오른 중국 증시는 지난 6월 정점을 찍고 40% 폭락했으며 주가 부양을 위한 대규모 정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폭락이 투자자로하여금 주식투자는 카지노와 비슷하며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기존 인식을 더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국 부호들은 이달 초 국경절 연휴 동안 중국인들이 주요 도시에서 부동산을 사들이고 홍콩에서 매년 열리는 가을 미술품 경매에서 수백만 달러어치 작품을 사들였다. 개인과 기관투자자들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상하이에 있는 온라인자산관리회사 하우바이닷컴에 따르면 9월 기준 채권펀드 판매액은 전월대비 50% 증가한 반면, 주식펀드는 같은 기간 50% 감소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보험으로도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중형보험사인 상하이생명보험은 증시폭락 이후 하루평균 6000만위안 넘게 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상하이생명보험 순자산은 5월말 40억 위안에서 9월말 90억위안까지 불어난 상태다.
중국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선호해온 부동산 시장도 증시 폭락 이후 개선되고 있다. 지난 9월 전국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3%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오른 것. 특히, 홍콩과 국경을 사이에 둔 선전은 전년대비 26.4%오르며 최고상승률을 기록했고 상하이역시 6.5% 상승했다.
다만, 과잉공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도시는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에서 열린 가을 미술품 경매도 전반적으로 호황을 이뤘지만 투자열기가 느껴질 수준은 아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에 알렉스 에레라 아트셰어닷컴 창업자는 “투자심리는 살아닜지만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증거”라고 진단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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