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에 중국 영향력 거세진다
웨스턴디지털, 샌디스크 인수…인텔, 다롄공장에 6조원 투자
"중국의 시장 재편, 위기이자 기회"
2015-10-22 15:05:12 2015-10-22 15:05:12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반도체 시장에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업체를 인수한데 이어 인텔도이 중국 다롄공장에 6조원을 투자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중국이 반도체업계 재편을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이 최대주주로 있는 웨스턴디지털은 21일(현지시각) 세계 4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샌디스크를 21조6500억원에 인수했다. 칭화유니그룹이 4조3000억원을 들여 웨스턴디지털 지분 15%를 매입한 시점이 지난달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최대주주가 되자마자 샌디스크 인수전에 뛰어든 셈이다.
 
전문가들은 샌디스크의 시장점유율 수치보다 플래시 메모리 관련 제조·설계·솔루션 분야의 원천 특허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시장의 인수합병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이라며 "칭화유니가 모바일 저장장치 및 컴퓨터,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강점을 흡수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큰 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1988년 설립된 칭화유니는 중국 명문 칭화대가 100% 출자한 산학협력 기업이다. 칭화유니를 필두로한 중국의 반도체업체 인수는 이미 몇 차례 드러난 바 있다. 지난 5월 휴렛팩커드(HP) 자회사 H3C를 지분 51%를 사들였고 7월에는 D램 분야 업계 3위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까지 추진했지만 미국의 반발로 무산됐다. 또다른 국영기업인 중국전자정보산업그룹(CEC)도 지난달 미국 업체 아트멜에 눈독을 들였다.
 
중국이 반도체 산업 육성에 목을 메는 이유는 100%에 육박하는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M&A를 통해 자체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창출한다는 복안으로 비쳐진다.
 
중국은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에 과감한 지원사격을 통해 투자도 이끌어냈다. 인텔은 중국 다롄공장에 약 6조원을 투자해 기존 조립라인을 비휘발성 메모리칩 제조공장으로 전환하고, 내년부터 3차원(3D) 낸드 등 최첨단 메모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인텔에 토지 무상대여,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22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업체 등장과 인텔 의 재진입은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 속에서 최우선 과제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 재편은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3D 낸드는 시장 형성 초기 단계로 계획대로 진입한다면 한 단계 높아진 위상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김민성 기자 kms07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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