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출과 보증으로 목숨을 부지하는 '좀비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올해 안에 완료하겠다고 나섰다.
25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유관기관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등을 거친 결과 좀비기업 구조조정 속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며 "올해 안에 좀비기업을 색출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조치까지 가급적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기업 부실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내년 4월 총선 국면과 뒤엉키면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정부 부처 및 유관기관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언은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 좀비기업 분류작업이 종료되고 내년 총선을 이후에나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질 것이란 금융권의 예상보다 앞당겨진 것이다.
사진/뉴시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이번 주 초에 시중은행과 신용카드·캐피털사와 저축은행, 상호금융사에 최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대출 자산 건전성 분류를 실시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달까지 진행되는 중소기업 신용위험평가나 11~12월 중 두 달간 이어지는 대기업 신용위험평가도 엄격하게 추진하라는 지침 또한 금융사에 전달됐다.
대기업 신용위험평가시 계열 전체뿐 아니라 소속 기업을 면밀하게 살펴보라는 지침도 내려졌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자립할 수 없는 기업은 가지치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엄격한 기준으로 자산을 분류하면 고정이나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부실 여신 비중이 과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정 이하로 분류된 여신이 늘어나면 채권은행들은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진웅섭 금감원 원장도 좀비기업 구조조정을 직접 지원하고 나섰다. 진 원장은 오는 27일 신한과 국민, 하나KEB, 우리은행 등 6~7개 주요 시중은행장을 만나 이런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진 원장은 신속하고 엄격히 구조조정을 진행해달라는 뜻을 전하고 금융개혁에 대한 협조도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채권은행의 기업신용위험 평가 등 한계기업 대응 현황이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즉각 현장검사에 나설 방침이다.
채권은행들은 현재 신용공여액 5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제대로 갚지 못하는 1934곳에 대해 신용위험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한계기업으로 규정된 회사의 덩치에 따라 대손충당금 규모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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