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현대건설(000720)이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과 신규 수주 실적이 급증해 감소세를 기록한 맏형의 손실을 만회하면서 전체적으로 실적 선방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7114억원, 영업이익 2644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매출액 10.6%,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수준이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1조51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내놓은 것에 비하면 시장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과 분리해서 보면 맏형인 현대건설의 실적은 오히려 부진하다.
현대건설이 23일 내놓은 3분기 IR자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전체 매출액은 13조47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2526억원에 비해 9.9% 증가했다. 이중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5조2250억원으로 40.9% 증가한 반면 현대건설은 8조2451억원으로 오히려 3.5% 감소했다.
신규 수주 면에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올 3분기 누적 전체 수주액은 15조16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조6916억원에 비해 4.3% 감소했다. 올해 전체 수주액 중 현대건설은 5조8928억원으로 44.0% 급감했다.
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5조1714억원에서 올해 9조1240억원으로 무려 76.4%나 급증했다. 현대건설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때 현대엔지니어링은 두 배 수준으로 증가한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가 급증하면서 전체 수주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3.0%에서 올해 60.8%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신규 수주가 급증하면서 수주잔고도 더욱 넉넉해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수주잔고는 21조6415억원에서 올 3분기 누적 25조5405억원으로 18.0% 증가했다. 전체 수주잔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5%에서 37.6%로 5.1%p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주잔고도 올 3분기 누적 67조9253억원으로 2.0% 늘었다. 하지만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44조9228억원에서 올해 42조3848억원으로 5.6% 감소했다.
매출액 규모만 놓고 보면 여전히 현대건설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동생격인 현대엔지니어링에 더 눈이 가는 대목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모그룹인 현대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26일 오후 2시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은 6조6079억원인 반면, 현대건설은 4조144억원으로 2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한편, 건설업계 부실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미청구공사 규모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모두 국내 건설사 중 가장 많은 수준으로 두 곳 다 불안한 수준이다.
상반기 말 기준 양사의 미청구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 1조9237억원, 현대건설 3조1709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자료/현대건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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