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오는 4일이면 100일을 맞는 가운데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을 전면에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이와 함께 신동빈 회장 자신은 대형 인수합병(M&A) 등 '전문경영인'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일 재계와 롯데그룹에 따르면 최근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와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는 신동주 회장 측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과 정혜원 홍보담당 상무를 명예훼손, 업무방해와 공동 주거 침입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두 대표는 ▲정혜원 상무 등의 신동빈 회장 집무실 방문 ▲SDJ코퍼레이션이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 점유 ▲민 고문과 정 상무가 최근 진행한 언론사 인터뷰에서의 명예훼손 등 3가지 항목을 문제삼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외부인이 롯데 시설을 점거하는 등에 대한 문제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으나 SDJ코퍼레이션 측이 이를 무시했다"며 "일정 시간을 두고 법률 검토를 진행한 후 이번 고소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 계열사 대표들이 신동주 회장 측에 대한 대응에 나선 가운데 신동빈 회장 본인은 삼성그룹의 화학사업부문 '깜짝 인수' 등 경영에 집중하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간 계열사 책임경영을 내세우며 가급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분쟁에 휘말리지 않고 그룹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라며 "실제로 (신 회장이)최근 출범한 기업문화개선위원회에서 '전문경영인의 자세로 쓴소리를 듣겠다'고 발언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그간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에 방어적인 입장을 취해왔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을 전면에 내세워 반격에 나서면서도 본인은 경영에 전념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고 있다. 지난 28일 신동빈 회장이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모습. (사진제공=뉴스1)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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