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비만 인구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지만 관련 치료제는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않고 있어 약효와 안전성이 담보된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막대한 수익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어트, 의료, 식품 등을 포함해 비만 관련 시장은 연 7조6000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치료제 시장은 1%에도 못미치는 670억원대에 불과하다.
치료제 실적이 미미한 이유는 처방이 까다롭게 제한되기 때문이다. 비만치료제는 약물중독, 자살충동, 기분장애 등의 우려가 있어 엄격히 처방된다. 2000년 후반 식욕억제제 '리덕틸'이 치료제 시장을 주도했지만 심혈관 및 교감신경계 부작용 문제로 허가가 취소되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제약업계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비주류 의약품 사업으로 인식이 높았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 개발을 해도 처방 한계로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만치료제 개발이 활발한 양상이다. 물꼬를 튼 것은
일동제약(000230)이다. 일동제약은 미국 아레나로부터 도입한 비만치료제 '벨빅'을 지난 2월 국내 출시했다. 벨빅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비만치료제로 13년만에 승인받은 신약이다. 국내 출시 7개월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경쟁사들도 속속 제품 도입과 개발에 착수했다.
광동제약(009290)은 지난 8월 미국 바이오 제약기업 오렉시젠 테라퓨틱스와 비만치료 신약 '콘트라브'에 대한 국내판매 독점권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종근당(185750)은 미국 자프겐과 고도비만치료제에 대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고도비만 환자는 미국에서만 17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에서 출시 후 국내에도 가교 임상을 통해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128940)은 개발 중인 당뇨신약으로 비만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을 추가로 실시했다. 당뇨치료제지만 비만환자의 체중감소 효과가 있어 향후 비만치료제로 적용 질환의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제약 벨빅이 선전하는 이유가 장기간 처방 시에 대규모 임상자료를 제시해 안전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며 "후발주자들도 약효와 안전성을 확보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출시 7개월만에 100억원을 돌파한 일동제약 '벨빅'과 발매를 앞두고 있는 광동제약 '콘트라브'.(사진제공=각사)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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