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좀비기업', '한계기업'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대상이 될 위기에 놓인 중견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이 조만간 공개된다. 그간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한신공영(004960),
코오롱글로벌(003070) 등은 이번 실적 발표가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그렇지 못한 일부 기업의 경우 암운에서 벗어나기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시공능력평가 28위의 한신공영은 상대적으로 빨리 '좀비 건설사'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 같다. 올 들어 매출액(3026억원, +18%, 이하 전분기대비), 영업이익(81억원, +66%), 순이익(30억원, +50%) 모두 안정적인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사업(3479만달러)은 물론, 업계 5위 실적을 올린 공공사업(1~3분기 누계 5783억원) 수주실적도 양호하다.
한신공영 측은 "올해 민간수주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뿐만 아니라 세종시, 시흥배곧 등 자체 분양사업도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19위)은 경영정상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자산매각 등으로 순차입금(2800억원)과 이자비용(350억원), 부채비율(250%) 등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됐으며 건설 부문에서 미착공 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미분양 등 주택 부문 리스크가 감소하면서 정상화에 다다랐다는 평이다.
백광제
교보증권(030610) 책임연구원은 "건설 부문 매출 증대, 일부 준공 현장 공기 단축 및 유통 부문 프로모션 비용 감소에 따른 원가율 개선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한라(014790)(16위)의 경우 2분기 기준 매출액(8414억원)은 전분기(4109억원)대비 두 배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242억원)과 순이익(-104억원)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업계에서 10번째로 많은 공공공사를 수주(3184억원)했으며 경기 시흥배곧의 주택사업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이다. 또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참여, 발행한 무보증 사모사채 792억원을 지난 8월 조기 상환하면서 대규모 부실을 선반영했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KCC건설(021320)(25위)의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매출액(2559억원, +6.72%)만 올랐을 뿐, 영업이익(-12억원, 적자전환)과 순이익(1억원, -92%)은 급락했다.
토목 부문의 실적 악화가 독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토목사업의 경우 대체로 공공발주 물량인데, 최근 수년간 부동산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주가 늘었다. 문제는 과당경쟁에 따른 저가수주로 이어지면서 원가율이 오른 것. 신용평가사도 이 같은 이유로 지난 4월 KCC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낮췄다. 토목부문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전반적인 재무 대응능력이 저하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일부 중견건설사들이 '좀비기업', '한계기업' 등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 A건설 관계자는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여건도 안 되는데다 주택경기에 편승해 '밀어내기' 분양이라도 하려면 자금조달이 필요한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고 공공공사는 점점 수익이 나질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확실한 선별 수주에 더 노력해야 겠지만, 정부도 건설사들이 더 망가지지 않도록 선제적인 SOC 투자 같은 정책적 지원을 검토해야 할 때인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중견건설사들의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임박했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소재 한신공영 본사. 한신은 그동안의 부진을 이번 실적으로 통해 만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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