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25일 정부가 내년도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지원 관련 서한문을 전국의 어린이집 학부모 등을 상대로 발송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망각하고 학부모들을 호도하는 경거망동,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야당이 누리과정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부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이 예산 확보 노력은 뒷전인 채 꼼수 정치만 부리고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누리과정의 책임 부처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예산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서한문을 어린이집 학부모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한문에는 “14개 시·도교육청에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며 “관계부처, 지자체, 시·도 교육청과 긴밀히 협의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로서 더욱 노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서한문은 이날부터 관련 부처 홈페이지에 게시되고, 전국 시·도지자체를 통해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의 가정으로 안내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누리과정 예산이 박근혜 정부의 대선 공약임을 상기시키며 관련 예산을 시·도교육청에서 마련할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0~5세 보육 및 유아교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공약했고, 당선인 시절에도 보육과 같은 전국 단위 복지사업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책임 전가시켰고 정부가 왜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는 사과도,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정부가 공약한 누리과정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면서 시·도교육청들은 누리과정 재원을 마련하느라 빚더미를 떠안았다”며 “2013년 약 3조원이던 지방채는 2016년 14.5조원을 예상하고 있고 해마다 누리과정에 들어가는 4조원은 전국 초·중·고등학생 1인당 66만원씩 투자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장관, 보건복지부 장관은 학부모들과 시·도교육청간 싸움을 부추키는 서한문 발송을 즉각 중단하고 취학전 아동들의 출발선 평등을 위해 누리과정 어린이집 예산 2조원 마련의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또한 정부가 위법을 자행하는 일을 즉각 중단하고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률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태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해 국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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