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할인과 해약환급금으로 경쟁사 고객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는 상조업체와 대표이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상조업계에서 부당 고객유인행위 혐의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조치가 아닌 형사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상조업체 B사와 대표이사 김모(57)씨를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위반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B사는 경쟁사에서 자사로 이관한 고객에게 납부금 중 최대 36회에 해당하는 약 108만원을 할인해 주고, 만기해약 시에도 할인된 금액을 포함해 전액 반환해 주는 조건으로 고객을 부당하게 유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월 설립된 B사는 후발 업체로서 신규 가입자 모집이 쉽지 않자 기존의 주요 경쟁 상조업체의 고객을 상대로만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등의 부당한 방법으로 가입자 수를 늘리기로 영업 방침을 정했다.
이에 B사는 2009년 3월 각 대리점주에게 경쟁사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관 계약을 하면 신규 고객 조건과 달리 기존 납부금의 30%인 108만원을 할인하고, 만기 시 해약환급금으로 10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영업할 것을 지시했다.
B사가 2013년 12월까지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경쟁사의 고객을 유치해 체결한 계약 건수는 전체의 45.8%에 이르는 약 9만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동안 부당 고객유인행위 위반은 대부분 공정위 시정 조치로만 종결됐지만, 이번 사건은 규모와 상조업계의 특성, 다수 고객의 피해 가능성 등 고려해 부당 고객유인행위 혐의만으로 형사 처벌한 최초 사례다.
공정위는 애초 B사 법인에 대해서만 고발했으나, 검찰은 행위자인 대표이사 김씨 개인에 대해서도 고발을 요청해 다시 고발받아 함께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법인에 대해서만 벌금 부과 시 납부 재원은 결국 고객이 낸 선수금"이라며 "법인만 처벌하면 오히려 고객 보호를 위한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고, 불법 영업 수익이 법인에 대한 벌금형보다 더 이득일 경우 행위자 개인이 처벌받지 않는 이상 업계에서 재범이 발생할 우려가 상당한 점 등을 고려해 행위자도 처벌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상조업은 가입자에게 미리 대금을 받고 이후 장례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납식 할부거래란 특성상 회원의 보호와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특히 중요하다"며 "이관 계약 시 과대한 이익을 제공하면 상조업체의 재무구조 부실화, 서비스와 상품의 질 저하로 다수 소비자에 대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커 약식 기소가 아닌 정식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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