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간판인 HE(Home Entertainment) 사업본부도 흔들리기는 마찬가지다.
HE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403억원, 2분기 1546억원, 3분기 1305억원으로 내림세를 타더니 4분기에는 1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62억원)와 2분기(-827억원)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2분기 적자폭은 8년 만에 최대치. 그나마 3분기 들어 영업이익 370억원으로 반등에 성공하며 한숨을 돌렸다.
영업이익률 역시 2014년 1분기 5.1%에서 2분기 3.0%, 3분기 2.8%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0.4%)부터 올해 1분기(-0.1%)와 2분기(-2.1%)까지,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보를 보였다. 3분기 0.9%를 기록, 플러스로 전환했으나 손익분기점과 거의 일치하는 실속 없는 장사였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보면 상황은 반전된다. LG전자의 LCD TV(OLED TV 포함) 세계시장 점유율(금액 기준)은 2010년 12.4%에서 2011년 12.8%, 2012년 14.4%, 2013년 14.8%, 2014년 15.0%로 꾸준히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누적 점유율은 15.7%로, 최근 5년 이내 가장 높다. 문제는 이 같은 선전이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유럽의 재정위기까지,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소비가 늘지 않은 데다,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약진으로 TV시장 경쟁은 한층 가열됐다. UHD TV의 경우 일본으로부터 시작된 저가 공세가 중국으로까지 이어지며 LG전자를 괴롭게 했다.
사진/뉴시스
또 삼성이라는 큰 산과 시장선도 경쟁을 이어가면서 갖은 출혈도 치러야 했다. 무엇보다 OLED TV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전략에 치중하면서 최소한의 마진이 보장되는 중저가 시장 공략을 소홀히 한 점은 뼈아프게 작용했다는 게 LG전자 안팎의 평가다.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 타이틀은 획득했지만 수익성은 되레 나빠졌다"면서 "삼성과의 신경전에 너무 많은 힘을 낭비했다"고 말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올 초 스카이워스, 하이센스, 콩카, 창홍 등 중국의 로컬 가전업체들이 OLED TV 시장에 하나둘 뛰어들면서 시장의 개화가 앞당겨졌다는 데 있다. OLED TV는 LG전자가 심혈을 기울인 최대 승부수다. 박기범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TV 시장이 녹록치 않은 점에 주목하면서도 "장기적 측면에서는 LG전자가 OLED TV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LG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구글과 동맹을 맺고, IoT(사물인터넷)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OLED TV로 다시 한 번 미래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향후 IoT 시장에서 타이젠(OS)으로 무장한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구글은 든든한 우군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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