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글로벌 자금이 밀려들고 있다. 12월 초반까지 유럽중앙은행(ECB)의 부양 기대감에 유럽으로 모였던 글로벌 자금이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립서비스에 이동이 다시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조사 결과 주간단위로 12월 첫 주 유럽으로 유입된 주식형 펀드 자금은 22억6200만달러로 전주 대비 확대되며, 4주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12월 ECB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시장에 형성된 추가 부양 기대감이 자금 유입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12월 선진국 증시의 자금이 늘어난 가운데 특히 ECB 회의에서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유로화 약세에 따른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고 전했다. 상대적으로 하락한 유로화로 유럽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진 것이다. 11월 중순부터 12월 초반까지 유로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2.85% 하락했다.
지난 3일 열린 회의에서 내놓은 부양책은 마이너스 예금금리의 추가 인하, 자산매입 기간 연장에 그치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그러나 4일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추가 부양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수단도 여지 없이 동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양책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드라기 총재가 시장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의 립서비스로 유럽으로의 주식형자금 유입은 지속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벤쿠마 세븐자산운용 투자 관리사는 “ECB 회의 이후 유럽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 실망 매물이 출회됐으나 이는 시장의 과잉 반응일 수 있다”며 “4일 드라기 총재의 추가 부양 가능성 발언을 제외하더라도 ECB의 유동성 정책만으로도 유럽으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리쳐드 바웰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는 유럽 물가 목표치 달성을 위해 부양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면서 “글로벌 자금 유입이 유럽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시장이 12월 ECB 정책에 실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와 함께 추가 부양의 여지를 남긴 것 역시 드라기 총재의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드라기 총재가 추가적인 립서비스로 유럽 시장의 매력도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또 다시 ECB 부양책에 실망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들의 통화 정책만으로 유럽에 베팅하기에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결국 시장은 지표를 통해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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